내용요약 수소차 충전 비용 상승,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기 떨어져
환경부, 올해는 상용차 중심...“내년 넥쏘 신형 출시되면 승용차 지원도 확대”
수소차 /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수소차 /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국내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동력차의 새로운 가능성이였던 수소차는 높은 충전비용과 충전소 부족 등 소비자 편의성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한계점에 성장이 가로막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가 15일 발표한 ‘2023년 자동차 신규 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에서의 내연기관차 비중은 67.7%로 전년에 비해 4.9% 위축됐다. 이에 반해 전기동력차의 점유율은 5.2% 성장해 31.9%를 차지했다.

전기동력차의 성장에는 하이브리드차(FHEV, PHEV, MHEV) 인기가 주효했다. 국산 인기모델 대부분에서 하이브리드 사양도 추가되며 42.5%가 증가한 39만1000대가 팔렸다. 시장점유율도 전년도 16.3%에서 22.3%으로 성장하며 전체 전기동력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전기차는 소비여건 위축과 차량 화재 등 안전성의 문제로 1.1% 감소한 16만2000대를 기록하며 정체된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에 1만대 이상을 판매했던 수소차는 지난해 판매량 4707대에 그치며, 성장률이 54.4%로 반토막이 났다.

수소차 성장 둔화에는 한정된 수소차 선택지와 국내 수소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이 주효한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의 총판매량은 1만4451대로, 전년 대비 30.2%가 감소한 역성장을 기록했다.

2023년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FCEV) 월간 판매량 / SNE리서치 제공
2023년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FCEV) 월간 판매량 / SNE리서치 제공

업체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넥쏘(NEXO)와 일렉시티(ELECCITY)를 총 5012대 판매해 시장점유율 34.7%을 차지했다. 이는 2022년 1만1354대에서 55.9% 감소한 수치로, 시장점유율도 한 단계 하락한 2위를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현대차 넥쏘의 판매량 부진을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넥쏘는 4328대가 판매됐다. 이는 2022년 1만164대에서 57.4% 감소한 판매량이다. 올해 1월도 지난해 307대에서 99.3% 감소한 2대에 그쳤다.

2023년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FCEV) 판매대수(상용차 포함) / SNE리서치 제공
2023년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FCEV) 판매대수(상용차 포함) / SNE리서치 제공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국은 총 5362대 판매해 점유율 37.1%를 차지한 중국이다. 중국은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기술개발 지원 등을 기반으로 상용차 중심의 수소차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대 보급과 수소충전소 1000개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기존 전기차 대비 긴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시간, 우수한 내구성으로 장거리를 이동하는 상용차에 유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중국은 2025년부터는 수소차 시범도시군을 지정해 수소차 핵심 기술 부품 개발과 산업망을 구축하는 등 수소 승용차 보급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미라이(Mirai)를 지난해 3839대 판매해 3.9%의 성장률을 보였다. 점유율도 17.9%에서 26.6%로 확대됐다. 지난해 11월 도요타는 크라운(CROWN) 세단을 기반으로 한 수소연료전지차를 출시했다. 또한 혼다(HONDA)는 올해 중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R-V를 기반으로 한 수소연료전지차를 미국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SNE리서치는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지속된 현대차 넥쏘 단일모델은 2021년, 2023년 2차례 페이스리프트가 전부였기에 국내 소비자의 선택지는 한정된 상태”라며 “수소차 충전 비용 상승, 불량 수소 사고, 수소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친환경차 시장에서 수소차의 매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 또한 “2022년 1만대 이상 판매됐던 국내 수소연료전지차의 판매량 둔화는 수소연료전지차 보조금 수준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감안한다면 충격적인 결과”라며 “수소충전소 등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는 요인들이 부족했던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2024 넥쏘 / 현대자동차 제공
2024 넥쏘 /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 넥쏘 후속 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전기차와 수소차는 계속해서 가져간다는 기조”라고 강조했다.

강남훈 KAMA 회장은 “그간 높은 성장세로 신차 수요에 기여하던 전기차가 일시적으로 고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어 내수 활성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올해 일몰 예정인 전기동력차 구매 시 세제 감면을 지속해 친환경차 중심의 수요가 지속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 현대자동차 제공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 현대자동차 제공

환경부는 올해 수소차 855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그중 수소상용차에만 1720대를 보급하는 등 버스 등 상용차 부문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2022년보다 지원대수는 줄었지만 예산규모는 비슷하다”며 “내년 새로운 수소차 모델이 출시되는 만큼 승용차도 수요에 맞춰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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