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선수단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KOVO 제공
페퍼저축은행 선수단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KOVO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의 연패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원정 경기에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1-3(14-25 25-22 16-25 15-25)으로 지면서 무려 23연패 늪에 빠졌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12월 15일 이후 67일 만에 리그 1위(24승 6패·승점 67)에 오른 데 반해 페퍼저축은행은 여자부 단일 시즌 및 통산 최다 연패 신기록을 이어갔다. 앞으로 2패를 더하면 남자부 단일 시즌 최다 연패(25패)와 타이를 이루고, 4패를 추가하면 남자부 통산 최다 연패(27패) 기록을 따라잡는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2승 28패 승점 8이란 처참한 성적을 내고 있다.

V리그는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이 합류하면서 7개 구단 시대를 맞았다.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막상 기존 팀들과 전력 차가 너무 컸다. 페퍼저축은행은 V리그에 입성한 첫 시즌에 3승 28패 승점 11을 얻는 데 그쳤다. 6위(승점 31) 흥국생명과도 승점이 20 차이가 났고, 1위(승점 82) 현대건설과는 무려 71 차이가 났다.

준비가 상대적으로 덜 된 첫 시즌에야 그렇다 하더라도 이후 시즌도 기존 팀들과 전력 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22-2023시즌에도 5승 31패 승점 14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6위(승점 48) IBK기업은행과 승점 차가 34나 됐다. 1위(승점 82) 흥국생명과 승점 차는 무려 68이었다. 3번째 시즌인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도로공사 챔프전 우승 주역이자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가 합류했지만 7위라는 순위는 그대로였다. 6위(승점 32) 한국도로공사와 승점 차는 24에 이르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의 박정아. /KOVO 제공
페퍼저축은행의 박정아. /KOVO 제공

‘부동의 7위’이라는 인식이 3시즌 연속 변하지 않으면서 배구 팬들은 페퍼저축은행 경기를 외면하고 있다. V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페퍼저축은행 경기는 시청률이 다른 경기들에 비해 반토막 가까이 나고 있다고 들었다. 경기 결과가 워낙 뻔하다 보니 보는 재미가 반감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올 시즌 페퍼저축은행이 승리한 2경기는 지난해 10월 15일 한국도로공사전(3-2 승)과 그 해 11월 10일 GS칼텍스전(3-2 승)이다. 2경기 조차 풀세트 접전 끝에 간신히 얻은 승리였다. 마지막 5세트에서 모두 졌더라면 사상 초유의 ‘시즌 무승’ 불명예 기록도 남길 뻔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리그에 합류한 지 세 시즌이 지나고 있지만, 봄 배구를 향한 경쟁에는 발조차 들이지 못하고 있다. V리그는 외형상 7개 구단이 됐지만, 봄 배구를 향한 경쟁은 매년 6개 구단이 하는 분위기다. 페퍼저축은행이 향후 기존 팀들과 전력 격차를 줄여나가지 못한다면 V리그 여자부의 ‘7개 구단 시대’ 의미도 퇴색될 수 밖에 없다.

박종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