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저커버그, 10년만의 방한…삼성 등과 만나 AI 협력 논의 전망
“AI 반도체 기업들의 합종연횡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연합뉴스.

[한스경제=김정연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빅테크(대형 IT 기업) 수장들이 연달아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이는 AI 반도체 확보를 위해 국내 기업과 협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전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말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남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 CEO가 한국을 찾는 것은 2013년 6월 이후 10년 만이다. 그는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을 만난 바 있다. 저커버그 CEO와 이재용 당시 부회장은 반도체와 관련해 7시간에 동안 ‘마라톤 회동’을 가졌다.

저커버그 CEO의 구체적 방한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이재용 회장을 만나 AI 반도체 관련 협업을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메타는 지난달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선언했다. 메타는 “거대언어모델(LLM) ‘라마3’로 업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선보이기 위해 AGI에 공을 들이겠다”고 말했다. AGI를 구현하려면 고도의 반도체 기술이 필요하다. 이재용 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컴퓨팅 랩’ 조직을 신설하고 AGI 전용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아울러 저커버그의 방한은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어 반도체 수급 자체가 어렵고, 가격도 비싸 AI 서비스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달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등과 만난 것도 이와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당시 올트먼 CE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고위 경영진과 연이어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이외에도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는 이달 말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와 여러 파트너사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텐스토렌트는 AI 반도체 개발 스타트업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의 주요 고객사다. 현재 준공 중인 테일러 공장의 4나노 4세대 공정(SF4X)을 활용해 신규 AI 반도체 ‘퀘이사’를 제조할 예정이다.

짐 켈러는 이번 방한에서 텐스토렌트 한국 지사 설립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텍사스주 오스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인도 방갈로르, 일본 도쿄에 이은 6번째 지사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시장 재편 속에 올해 주요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오픈 AI 등 반도체 후방 시장 업체들의 전방 시장 진출을 위한 연합 전선 구축이 두드러질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김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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