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24시즌 프로야구, ‘자동 볼 판정 시스템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도입
양현종 “ABS 도입에 맞춰 낮은 변화구를 집중해서 던지려고 한다... 투수에게 불리할 것”
박건우 "ABS의 도입으로 일관성 있는 스트라이크존이 형성될 것이라 만족스럽다”
ABS 시스템을 적용해 훈련 중인 KBO 심판위원. /KBO 제공
ABS 시스템을 적용해 훈련 중인 KBO 심판위원. /KBO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의 화두는 로봇 심판으로 일컬어지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하 ABS)’ 도입이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2군리그)에 시범 도입된 ABS는 주심 대신 로봇 심판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ABS의 도입으로 일률적인 스트라이크 존이 형성돼 공정한 판정과 불필요한 마찰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특히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공을 던져야 하는 투수들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168승으로 현역 최다승 투수인 양현종(36·KIA 타이거즈)도 마찬가지다. 양현종은 “ABS 도입에 맞춰 낮은 변화구를 집중해서 던지려고 한다”며 “투수에게 불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왼손 투수가 1루 쪽 마운드 발판을 밟고 던졌을 때, 예전이라면 스트라이크 판정 나왔을 공도 ABS를 도입하면서 확실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지 않으면 볼이 나올 수 있다”며 “심판들도 '스트라이크가 후하지 않다'고 했다. 중요한 건 홈 플레이트를 무조건 지나가야 스트라이크 선언을 받는다”고 말했다.

ABS는 심판과 달리 스트라이크 존 바깥에서 살짝 휘어져 들어오는 변화구(백도어 투구)를 스트라이크로 판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종도 이 점을 유의했다. 양현종은 “백도어 투구는 볼이 나올 확률이 높다”며 “스트라이크 선언을 받지 못하더라도 타자의 선택지를 늘려야 투수가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낮은 변화구를 집중해서 던지려 한다. 포수가 낮은 쪽에서 잡더라도 일단 센서만 통과하면 스트라이크다”라며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주목했다. 또한 “체인지업도 변화를 줘야 한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도 변화가 심한 쪽으로 가고자 한다”고 했다.

반면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34)는 ABS 도입을 반겼다. 그는 “일관된 판정은 내가 가장 바라왔다”며 “그동안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신 해당 심판의 판정은 일관돼야 한다. 기준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판정의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건우는 “그동안 심판마다 스트라이크존이 달라 너무 헷갈렸다. 명확하게 이 코스는 스트라이크, 저 코스는 볼이라는 게 규정되면 좋다. ABS의 도입으로 일관성 있는 스트라이크존이 형성될 것이라 만족스럽다”며 ABS 적응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BO는 현장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스트라이크존부터 확립했다. 스트라이크존의 좌우 기준은 홈 플레이트 양 사이드에서 2㎝씩 확대했고, 상하 기준은 타자의 키 비율(27.64~56.35%)로 정했다.

10개 구단은 3월 시범경기를 통해 처음 ABS를 경험하게 된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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