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류현진, 지난 시즌 속구 구속 MLB 하위 2%
하지만 타고난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으로 평균 자책점 3점대 기록
12년 만에 한국 무대로 복귀한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12년 만에 한국 무대로 복귀한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8년 총액 170억 원이라는 상징적인 금액으로 복귀한 류현진(37)이 올 시즌 활약할 것으로 대다수의 야구 관계자는 예상한다.

류현진은 여전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할 수 있는 능력에도 ‘힘이 남아있을 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친정팀 한화로 돌아왔다.

류현진은 데뷔 후 프로야구에서 활약할 당시 한 시즌 200이닝 이상 소화했다. 올 시즌엔 과거의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워도, 큰 무대에서 갈고 닦은 경험으로 한 시즌 10승 이상 충분히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야구계 중론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2022년 왼쪽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전력과 이후 급격하게 감소한 속구 구속이 이유다.

류현진은 지난해 8월 부상에서 복귀해 11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큰 부상 후 복귀를 치른 시즌인 만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타고난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으로 평균 자책점 3점대를 기록하며 ‘역시 류현진’이란 평가를 받았다.

류현진의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기록은 구속 저하에도 기록한 성과라 의미가 깊다. 류현진의 지난해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88.6마일(약 142.6㎞)로 빅리그 진출 이래 가장 낮았다. MLB 통계 사이트인 ‘MLB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 수치는 지난해 빅리그 투수 가운데 하위 2%에 해당한다.

류현진의 지난 시즌 속구 득점 창출은 2점으로 MLB 상위 46%였다. 그의 주 무기로 꼽히는 체인지업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아 고전했다.

사실 류현진은 강속구 투수가 아니었다. 다양한 구질로 상대 타자를 요리했다. 시속 150㎞를 넘는 공을 던질 수는 있어도 무리하지 않았다. 류현진이 한화에서 뛴 마지막 시즌인 2012년, KBO리그 공식 기록 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PTS 기준 평균 구속은 시속 143㎞에 불과했다.

‘역대 최저’였던 지난해 MLB에서의 평균 구속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류현진이 던진 공을 공략한 타구에 대한 다양한 ‘2차 데이터’는 류현진이 여전히 MLB에서도 준수한 선발 투수급 선수인지 알 수 있다.

상대 타자가 친 ‘타구 속도’(시속 87.8마일)는 상위 25%였다. 타구 속도 시속 95마일 이상을 뜻하는 ‘하드 히트’ 허용은 36.8%로 상위 35%에 올랐다. 류현진의 장기 땅볼 유도(46.2%)는 상위 29%였다. 지난 시즌을 돌아본다면, ‘MLB 하위 2%’인 속구 구속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올 시즌은 큰 수술에서 복귀 후 맞는 두 번째 시즌이다. 동계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해 구속이 상승한다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류현진은 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진 한화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위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아무래도 팔이 편해졌다. 토미 존 수술을 하고 나서 2년 차, 3년 차 때가 가장 팔이 편안하다고 한다. 저도 순조롭고 편안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류현진에겐 구속보다는 오히려 자동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ABS는 미국에서 경험해 보지 못했다. 류현진 역시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면 ABS 자체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류현진은 “일단 존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그것만 어느 정도 감이 잡히면 충분히 적응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전반기 투구에 제한 시간을 두는 ‘피치 클록’을 시범 운영 후, 후반기 본격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피치 클록은 지난 시즌 류현진이 MLB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감을 보였다. 관건은 포수와 투수가 사인을 주고받기 위한 전자 장비인 ‘피치컴’의 도입이다.

류현진은 “피치 클록 시범 운영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피치컴을 사용하면 오히려 수월할 것”이라면서 “만일 피치컴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조금 어려울 거라고 생각은 한다”고 설명했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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