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회전문인사' 우려…택시단체도 카카오모빌리티 상대 성명
카카오 로고 이미지./ 카카오 제공
카카오 로고 이미지./ 카카오 제공

[한스경제=김정연 기자] 인적 쇄신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카카오가 그룹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카카오뱅크 먹튀 사태’의 장본인인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내정했다. 여기에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를 두고 택시단체가 상생합의안 후속조치 이행 촉구 성명문을 발표한 만큼 당분간 카카오를 두고 쇄신 관련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가 최근 임직원들과 의견을 나누는 온·오프라인 간담회에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카카오의 차기 CTO로 소개했다.

정 전 CTO는 1973년생으로 인하대 자동화공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기술그룹 총괄, 카카오 플랫폼 기술 총괄을 거쳐 2016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카카오뱅크 CTO를 역임했다.

문제는 정 전 CTO가 카카오뱅크 스톡옵션 ‘먹튀 사태’의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이라는 점이다. 정 전 CTO는 카카오뱅크가 상장된 지 3거래일 만인 2021년 보유주식 11만7234주 중 10만6000주(주당 6만2336원)를 매도해 66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얻었다. 그는 2주 후 나머지 주식 1만1234주(주당 9만1636원)도 전량 매도해 10억원 넘는 현금을 추가로 거둬들였다.

이는 같은 해 12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900억원대 차익실현과 함께 카카오 경영진의 ‘먹튀 사태’로 비판받았다. 임원진의 대량 매도 이후 주가가 내려가면서 일반 주주들이 큰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안팎에서 비판이 일자 정 전 CTO는 지난 2월 일신상의 이유로 카카오뱅크를 퇴임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조직과 경영 방식을 일신하겠다던 카카오가 ‘회전문 인사’로 회귀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 지난 4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영진에게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것’을 묻는 항목에 응답자의 55.2%가 ‘회사의 성장보다 경영진 보상만 극대화하는 사익추구’라고 답했다. ‘독단적이고 무책임한 결정(41.4%)’, ‘불투명하고 원칙없는 회전문 인사(40.5%)’가 그 뒤를 따랐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도 택시업계와 상생합의안을 두고 여전히 갈등을 겪고 있다.

택시 4단체는 지난 4일 성명서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생합의 체결 이후 2개월이 넘는 현재까지도 어떤 후속조치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적극적인 대응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에 호출을 몰아주는 이른바 ‘콜 몰아주기’ 문제로 규제당국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여론의 질타를 받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요 택시단체들과 운영방식 개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상생방안을 마련했다.

택시 4단체는 “택시업계 일각에서는 상생 합의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지난해 12월 약속한 사항들에 대해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택시 업계와 합의한 상생안은 올 상반기 이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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