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부유물 감김’ 사고 462건 발생...역대 최대
해양환경공단(KOEM) 포항지사가 바다에서 폐어망을 수거하고 있다 / 해양환경공단(KOEM) 제공
해양환경공단(KOEM) 포항지사가 바다에서 폐어망을 수거하고 있다 / 해양환경공단(KOEM)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해양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중 플라스틱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중 폐어망과 폐그물, 밧줄류, 비닐 등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바다 위를 떠다니며 선박 운항뿐만 아니라 해양사고를 유발하고 있어 해양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이 14일 공표한 ‘2023 해양사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사고는 총 3092건이 발생해 2022년 대비 8.0%(229건) 증가했다. 그중 단순사고는 2420건으로, 10.5% 늘어났다.

단순사고 중 기관손상이 917건(37.9%)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부유물 감김사고는 462건(19.0%)로 그 뒤를 이었다. 그 뒤를 부유물 감김사고가 그 뒤를 이었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 따르면 해양사고 중 부유물 감김사고는 지난 5년 간 330건 이상을 웃돌며 매년 전체 해양사고 중 1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역대 최대 건수인 462건을 기록해 점유율도 14.9%로 확대됐다.

부유물 감김사고는 전체 해양사고 중 기관손상과 함께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 유형 중 하나이다. 해상에 떠다니는 폐어망, 폐그물, 밧줄과 같은 해양 부유쓰레기는 선박 추진기에 감겨 운항중단으로 인한 손실뿐만 아니라 선박 좌초, 전복, 침몰, 해양오염 등 다른 유형의 사고를 연쇄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제주 추자도 인근 청도 해상에서 전복된 돌고래호가 인양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지난 2015년 제주 추자도 인근 청도 해상에서 전복된 돌고래호가 인양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지난 2015년 발생한 ‘낚시어선 돌고래호 전복사건’은 대표적인 부유물 감김사고사례로 꼽힌다. 돌고래호는 스크루 프로펠러(나선형 프로펠러)에 폐밧줄이 감겨 방향타 지지대가 고장나자 운항을 중단했다. 엔진을 끈 상황에서 갑자기 높은 파도가 밀려와 전복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로 다수의 승선자가 숨지고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앞서 1993년 10월 여객선 서해훼리호 전복 사건 역시 폐기된 플라스틱 밧줄이 양현의 추진기 축에 감기며 침몰한 사례다. 이 사고로 292명이 사망하는 심각한 피해를 낳았다. 

지난 2022년 해양경찰청의 해상조난사고 분석에서도 해상사고 유형 중 기관손상이 1988척(28.7%)로 가장 많았으며, 부유물 감김사고가 513척(13.5%)으로 2위를 차지했다.

김보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문연구원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로 발생한 선박 운행 저해 최소화를 목표로 해사안전을 위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대응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며 “선박 안전 관련 법·제도에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위험성을 반영하고 기술 적용에 따른 기준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7월 해양환경공단(KOEM)이 청항선을 이용해 해양부유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 해양환경공단(KOEM) 제공
지난해 7월 해양환경공단(KOEM)이 청항선을 이용해 해양부유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 해양환경공단(KOEM) 제공

해양환경공단(KOEM)은 해양 부유쓰레기 수거체계를 구축해 전국 14개 항만에서 지난 2019년부터 매년 4000t의 해양 부유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4568t을 수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KOEM은 총 22척의 청항선을 통해 해양 부유물을 수거하고 있다. 청항선은 컨베이어벨트 수거장치와 크레인, 오염사고시 유출유 방제를 위한 오일펜스와 유처리제 살포장치 등이 탑재된 선박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여객선이나 선박이 다니는 주요 항로에서 해양 부유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을 매년 수행 중이다”라며 “지난해는 총 227회의 예방활동과 207건의 부유물을 수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예산을 증액해 수거활동수역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예산은 지난해와 동일한 11억35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정부는 관련 사업을 다각화해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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