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英아이큐에어 분석…기준 부합 국가 10개국에 그쳐
한국은 134개국 중 50번째로 공기질 나빠
조사국 92.5%가 WHO 초미세먼지 권고 지침 미충족
지난 14일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했다. / 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경제 회복과 산불, 자동차 배기가 등 오염물질로 인해 많은 지역에서 대기오염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에서 초미세먼지가 가장 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포함된 134개 국가와 지역 가운데 92.5%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지침을 충족하지 못했고, 대기질 기준을 충족한 국가는 10개국에 그쳤다. 한국은 50번째로 대기질이 나빴다.

영국 가디언지는 19일(현지시간) 전 세계 대기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가 이 같은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아이큐에어의 ‘2023년 세계 공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134개 국가 및 지역, 7812개 도시의 지난해 초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결과 WHO 기준을 충족하는 국가는 10개국에 불과했다. 10개국을 제외한 국가가(92.5%) WHO 기준치를 상회했다.

가장 대기질이 깨끗한 나라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3.2㎍/m3)였다. 이어 모리셔스(3.5㎍/m3), 아일랜드(4.0㎍/m3), 그래나다(4.1㎍/m3), 버뮤다(4.1㎍/m3), 뉴질랜드(4.3㎍/m3), 호주(4.5㎍/m3), 푸에토리코(4.5㎍/m3), 에스토니아(4.7㎍/m3), 핀란드(4.9㎍/m3) 순이다.

반면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나라는 방글라데시로 조사됐다. 방글라데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79.9㎍/m3으로 WHO 기준치의 15배나 높았다. 이어서 파키스탄(73.7㎍/m3), 인도(54.4㎍/m3), 타지키스탄(49.0㎍/m3), 부르키나파소(46.6㎍/m3) 순으로 기준을 최소 9배에서 최대 14배 초과했다.

도시별로 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인도 북부 비하르주의 베구사라이시였다. 이 도시의 지난해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18.9㎍/m3으로 WHO 기준치의 23배를 넘어섰다. 특히 대기오염이 심한 100개 도시 중 99곳이 아시아권에 있었고, 대부분이 인도에 위치한 도시였다.

북미와 유럽 국가의 대기질이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나 극단적 재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의 경우 2023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0.3㎍/m3으로 2022년 7.4㎍/m3보다 높아졌는데, 보고서는 “캐나다에서 5월부터 10월까지 발생한 산불로 독일의 약 절반 크기 면적을 태우면서 북미 대기질이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산불 영향으로 연무가 국경을 넘어 미국까지 넘어가면서 지난해 미국의 연평균 대기질도 9.1㎍/m3으로 전년도(8.9㎍/m3)보다 소폭 상승했다.

보고서는 “기후위기가 날씨 패턴을 변화시켜 오염물질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극단적 고온이 강해지고 자주 발생하는 것도 오염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초미세먼지 농도 감소 추세를 보이던 동북아시아도 지난해 반등했다.

한국의 지난해 연평균 먼지 농도는 19.2㎍/m3으로 전년도보다 5% 상승, 조사 대상 국가 중 50번째로 공기질이 나빴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울산이 증가세를 보였고, 특히 서울은 19.7㎍/m3으로 2021년보다 7% 늘어났다. 유일하게 대전이 2022년 15.8㎍/m3에서 지난해 12.8㎍/m3로 하락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한국의 대기오염은 주로 제조업과 산업, 자동차 배기가스와 중국 고비 사막에서 넘어오는 황사 때문”이라며 “자체 산업과 생산 활동으로 인한 오염에도 직면해 있으나 이웃 국가로부터의 오염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18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중국은 32.5㎍/m3으로 2022년보다 먼지 농도가 6.5% 짙어져, 일본의 경우 9.6㎍/m3으로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동남아시아에선 인도네시아가 37.1㎍/m3로 전년도 대비 22% 상승해 공기질이 가장 안 좋았고, 베트남(29.6㎍/m3), 태국(23.3㎍/m3), 말레이시아(22.5㎍/m3)가 뒤를 이었다.

각국의 대기질은 건강과 직결돼 있다. 앞서 WHO는 대기오염과 관련된 복합적인 여파로 매년 670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글로리 돌핀 함스 아이큐에어 북미 최고경영자(CEO)는 가디언에 “대기오염은 우리 삶에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로 인해 오염이 심한 일부 국가에서는 사람들의 수명이 3~6년 정도 단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함스는 “그러므로 각국이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고 화석연료 대신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기후위기에 빠르게 대응해 대기질을 국제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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