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애플, 생성형AI 경쟁 뒤처져…구글·오픈AI와 협력 논의
“이르면 6월 구글과 계약 결과 발표”
애플과 구글 로고. 인공지능(AI) 분야 후발주자인 애플이 정체기 타개를 위해 아이폰에 구글 제미나이 탑재를 논의한다. / 연합뉴스
애플과 구글 로고. 인공지능(AI) 분야 후발주자인 애플이 정체기 타개를 위해 아이폰에 구글 제미나이 탑재를 논의한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인공지능(AI) 분야 후발주자인 애플이 정체기 타개를 위해 아이폰에 구글 제미나이 탑재를 논의한다. 지난 1월 업계 최초 'AI 스마트폰'을 성공적으로 런칭한 삼성전자를 좇기 위해서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곧 출시할 아이폰 운영체제 iOS18에 자체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능을 준비하면서 부족한 생성형 AI 기능을 강화할 파트너로 구글, 오픈AI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구글과 오픈AI 중 누가 애플의 파트너가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은 구글과의 가능성을 우위에 두는 모양새다. 18일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0.6%가량 올랐고,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4% 이상 상승했다.

애플은 그간 부동의 시가총액 1위였으나, AI 트렌드에서 뒤처지며 올 초 마이크로소프트(MS)에 왕좌를 내주었다. 애플은 그간 자사의 AI 기술을 사용자경험(UX)에 집중해 왔으나 지난 1월 삼성이 구글의 AI 제미나이를 탑재한 '갤럭시S24'를 출시하고, MS가 사무용 소프트웨어 제품에 오픈AI사의 챗GPT를 도입하는 등 다른 테크 기업들이 제품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 노선을 틀었다.

애플은 10년여간 추진해 오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를 포기하고, 2천 명에 달하는 연구진들을 AI 부서로 이동시켰으며, 캐나다의 유망 AI 스타트업 '다윈AI'를 인수하는 등 생성형 AI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인 ‘아약스(Ajax)’를 개발했으나, 구글 등 경쟁사 모델의 성능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애플은 급선무로 구글의 AI 모델 탑재를 고려 중 이다.

애플의 제안은 구글에도 '윈윈'이다. 구글은 당초 AI 기술의 선두 주자였지만 챗GPT를 내놓은 오픈AI에 시장을 선점당했다. 구글이 애플과 협력하게 되면 아이폰 사용자를 제미나이 사용자로 끌어옴으로써 전세계 20억명에 달하는 사용자와, 사용자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에도 제미나이가 장착됐기 때문에, 애플의 아이폰까지 섭렵한다면 오픈AI와의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만약 구글과 애플이 파트너십을 맺는다면, 각각 안드로이드와 iOS로 운영체제 시장을 놓고 경쟁하던 오랜 기간의 라이벌에서 AI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협력하게 된다. 애플은 MS를, 구글은 오픈AI의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애플의 신제품 행사인 6월 전까지 파트너십을 공개하지 않을 거란 평가가 우세하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애플이 오픈 AI와 손잡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갤럭시S24로 국내 최단기간 100만대를 판매한 삼성전자의 주가는 소폭 떨어졌다. 19일 코스피 시장에서 오전 10시 2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1.24% 내린 7만1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 첫 생성형 AI를 도입하면서 ‘혁신’의 이미지를 얻었다. 젊은 층의 호평도 끌어냈다. 삼성전자 자체 조사 결과 1020소비자가 온디바이스 번역이나 노트 요약 기능 등 생성형 편집 기능에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은 "AI가 S24의 판매량에 일조했다.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AI 서비스를 정밀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핸드폰 사용주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AI 스마트폰은 소비자에게 핸드폰을 교체할 이유를 부여하며 정체된 판매시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판매되는 PC·스마트폰 5대 중 1대가 AI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 각 기업은 AI 시장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 각축전 중이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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