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스타트업 10곳과 협업…삼성·SK와 AI반도체 제조 희망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오픈 AI 본사에서 열린 'K스타트업·오픈AI 매칭 데이' 행사에 참여했다. /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오픈 AI 본사에서 열린 'K스타트업·오픈AI 매칭 데이' 행사에 참여했다. /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이끄는 AI 반도체 협력 대상국에 한국을 선택했을까. 올트먼 CEO는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 중인 엔비디아의 질주를 막기 위해 지난 6개월간 한국을 2번 방문했다. 18일 엔비디아의 새 AI 반도체 'B100' 발표를 앞두고, 올트먼은 한국 스타트업과의 모임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AI 반도체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14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K스타트업·오픈AI 매칭 데이'가 열렸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4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의 하나로, 오픈AI와 협업을 진행할 국내 스타트업을 최종 선발했다. 이 행사는 작년 6월 올트먼 내한 당시 중기부가 AI기업 간 협력에 대해 올트먼과 소통하며 사업화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국내 예선 행사를 치렀고, 14일 본선을 통해 220개사 중 에이슬립, 클라이원트, 디케이메디인포, 마리나체인, 넥스트페이먼츠, 나인와트, 런코리안인코리안, 튜링, 와들, 위레이저 10개 사가 선발됐다. 

이들 스타트업은 중기부로부터 최대 2억원의 협업 사업화 자금을 지원 받고, 오픈AI로부터 생성형 AI모델의 API 크레딧 우선 제공 및 일대일 기술 멘토링 등 AI 관련 서비스를 지원받는다.

올트먼 CEO는 현장에 깜짝 방문해 10여 분간 스타트업 대표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올트먼은 "오픈AI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AI 반도체를 제조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환상적인(fantastic) 기업이다. 그들과의 만남이 정말 좋았다"라고 답했다.

올트먼은 작년 6월과 올해 1월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사의 독과점에 대응하기 위해 5조~7조달러(약 6600조~9300조원)라는 천문학적 투자금을 모금하며 오픈AI의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AI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 같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가 필요하고,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올트먼은 올해 1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SK 최태원 회장과 만남을 가지며 AI 반도체 동맹 가능성을 저울질했다. 

한국 기업이 오픈AI의 강력한 동맹 후보는 맞지만, 유일한 동맹 후보는 아니다. 올트먼은 대만 TSMC와 여러 차례 비밀 회동을 했고, 인텔도 만났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핵심 기업들은 전부 만나며 저울질하고 있는 것.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59%로 압도적 1위를 점하고 있고, 이어 삼성전자 13%, 대만 UMC 6%, 글로벌파운드리 6% 순이다. 만약 오픈AI가 반도체 설계에 성공하고, 그 반도체가 엔비디아 제품보다 뛰어나며, 발전한 반도체의 파운드리 업체로 삼성전자가 선택된다면 반도체 업계의 판도가 달라진다.

안기현 반도체협회 전무는 "HBM은 어디든 다 똑같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HBM 제품을 선보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중 어느 한 곳을 선택할 수도 있고 모두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우리나라 회사와 협력하는 게 가장 유리할 순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파운드리 업체는 한곳을 쓰는 게 효율적으로 좋다. 삼성전자와 TSMC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 두 회사 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도 마냥 추격을 허용치만은 않을 태세다. 엔비디아는 18일(현지시간) 개발자 컨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에서 새 AI 반도체 'B100'을 발표한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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