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민 모두에게 힘이 되어야 한다"며 상생금융 강조
경영승계프로그램·기업문화혁신 추진…IT 거버넌스 개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취임 당시 천명했던 상생금융과 조직혁신에 적극적으로 받았으나, CEO의 대표적인 평가지표인 실적 부문에서 다소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취임 당시 천명했던 상생금융과 조직혁신에 적극적으로 받았으나, CEO의 대표적인 평가지표인 실적 부문에서 다소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은 가운데 취임 당시 천명했던 상생금융과 조직혁신에 긍정적인 점수를  받았으나, 최고경영자(CEO)의 대표적인 평가지표인 실적 부문에선 다소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지난해 3월 24일 우리금융그룹 대표이사로 선임된 임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금융권 최대 화두인 상생금융과 조직혁신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취임식 당시 "금융권이 대내외로 냉혹한 시장환경을 맞이했다"며 우리금융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으로 △신뢰받는 우리금융 △빠르게 혁신하는 우리금융 △경쟁력 있는 우리금융 △국민들께 힘이 되는 우리금융 등, 4가지 경영 키워드를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임 회장은 은행은 성장성 있는 기업이나 금융소외계층 등을 지원해 국민 모두에게 힘이 되어야 한다고 적극 강조했으며, 취임 전 국내 은행권 최초로 은행과 저축은행에 ‘상생금융부’를 신설했으며 취임 직후에는 전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적 금융 패키지 제공 등의 내용을 담은 상생금융 3대 원칙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이러한 원칙의 바탕으로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연간 2050억원 규모의 혜택을 지원하는 ‘상생금융 3·3 패키지’를 발표했으며고령층 특화 점포인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을 개설하는 등,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전세 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상생경영을 그룹 ESG 경영의 핵심축의 하나로 설정해 매년 지속성 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며, 금융권 상생금융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그룹 내부적으로는 조직혁신에 분주히 움직였다. 조직혁신을 위해 내정자 시기에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으며 취임 직후에는 기존 방식과 전혀 다른 은행장 선정 절차도 도입했다.

기업문화혁신TF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 기업문화혁신 과제들을 발굴하는가 하면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과 전세사기 피해고객들을 지원하는 상생금융 방안도 선도적으로 내놓았다. 또한 기업문화혁신TF는 지난해 12월, 기업문화리더십센터로 확대 개편됐다. 

아울러 임 회장은 자회사 대표가 참여하는 기업문화혁신협의회를 운영해 인사·조직문화·내부통제 등, 임직원들이 잘못된 관행이 있다고 공감하는 모든 분야에서 혁신 과제를 만들었다.

우선 인사제도 관련해, 은행에서는 그동안 비공개였던 인사 평가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제도 정착을 위한 그룹 차원의 개선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내부통제에 대해선 내부통제관리위원회를 폐지하고, 감사위원회 역할을 강화하는 등, 외형이나 절차보다 통제활동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내부통제 전담인력을 영업현장 1선에 배치하고 내부자 신고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외부에 신고 채널을 구축했다. 더불어 IT·디지털 분야의 사고 예방을 위해 이 분야의 전문인력으로 꾸려진 디지털 검사조직 신설, 내부통제 혁신방안에 나서기도 했다.

경영승계에 대해선 은행장 선발 시 4단계 검증방식을 접목한 CEO 오디션을 실시해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정한 선발과정을 시스템화했다. 

새롭게 도입한 은행장 선임 절차는 우리금융 조직혁신의 뜻깊은 첫 걸음으로, 향후 CEO 선정 및 육성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금융권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금융권 CEO 선정은 한 달 이내로 빠르게 진행됐으나, 절차적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두 달의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또한 회장의 독단적 영향력을 최대한 배제하고 △외부 전문가 심층 인터뷰 △평판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 및 PT 등, 4단계의 검증절차를 새롭게 도입했다.

우리금융은 향후 이러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그룹 전반 경영진 양성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은행·카드·FIS 간의 IT 거버넌스 개편을 통해 그룹의 디지털·IT 역량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금융은 그룹 IT 운영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했다. 

기존 우리FIS가 우리은행나 우리카드 등을 대신해 IT업무를 수행해온 것에 비해 개발기간이 최대 50% 단축되며, 외주개발 최소화 및 중복요소 제거에 따른 비용절감, 현업 직원의 IT역량 향상 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와 IT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금융 트렌드에 맞춰 은행·카드 등 그룹사의 자체 IT 개발역량 강화를 통해 △New WON 슈퍼앱 △서비스형 뱅킹(BaaS) △생성형AI·빅데이터 △디지털자산(STO/CBDC) 등 핵심 디지털 사업의 동력을 확보했다.

임 회장은 상생금융과 조직혁신에는 분명한 성과를 보였으나 실적과 그룹 숙원사업인 M&A 부문에선 다소 아쉬운 행보를 보였다.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임 회장 취임 이후 계속해서 내림세에 있다. 지난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 5386억원으로 2022년 동기 대비 12.7%가 감소했다. 이어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 4383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3%가 하락했으며, 2023년 연간 당기순이익 역시 2조 5167억원으로 2022년 연간 실적보다 무려 19.89%나 하락했다.

분명 아쉬운 결과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2년 역대 최대 실적(3조 1417억원)을 올리며 사상 처음으로 '3조원 클럽'에 입성했으나, 1년 만에 다시 2조대로 내려오게 됐다. 4대 금융지주(△KB금융: 4조 6319억원 △신한금융:4조 3680억원 △하나금융:3조 4516억원) 가운데 유일한 2조원대 실적이다. 

임 회장이 취임 당시부터 천명했던 M&A 진행도 지지부진하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 지주사 재출범 이후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출범 첫해 우리자산신탁·우리자산운용·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으며 2020년에는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했다. 그리고 2022년에는 부실채권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F&I를 출범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하지만 주력사인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우리금융의 M&A 우선순위는 증권사이며, 이후 시장에 적정한 우량 보험사가 나온다면 보험사 M&A도 검토할 계획이다.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곳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너지가 직접적으로 크지 않는 매물에 대해서는 가급적 후보군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M&A 원칙은 적정 자본 비율 내 건전 경영 및 주주이익 극대화, ROE 제고,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이며 그룹 시너지 및 기업 금융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현재 시장에서 증권 진출을 위해서는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잠재 매물은 검토 가능한 대상이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