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수시장 성장 둔화에 크래프톤·데브 등 중동·인도 시장 공략
넥슨·위메이드, 블록체인 통해 중동 시장 개척
배틀그라운드 이미지/ 크래프톤 제공
배틀그라운드 이미지/ 크래프톤 제공

[한스경제=김정연 기자] 국내 게임 산업 성장률이 5%대에 그치는 등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에 이어 중동·인도 시장 확장에 나섰다.

2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산업 성장률은 2020년 21.3%를 기록한 이후 2021년 11.2%에 이어 2022년은 5.8%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전체 게임 이용률도 감소세다. 지난해 전체 게임 이용률은 전년대비 11.5% 줄어든 62.9%로 집계됐다.

국내 게임사들은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게임 수출 국가별 비중에서 중국이 30.1%로 가장 높았다. 다만 한한령 등 정치적 요소와 게임 규제·판호(해외 게임의 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 제한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난 2020년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서비스를 이틀 남기고 잠정 연기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청소년 과몰입 방지 시스템’을 보완하라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는 과도한 과금을 유도하는 게임 BM(수익모델)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고강도 규제 초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른 여파로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와 넷이즈의 주가가 각각 16%, 28% 급락했다. 중국 정부가 초안을 삭제하며 규제가 완화되거나 백지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중국 시장에 불확실성이라는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중동, 인도 등의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인도 시장을 개척 중인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에 인도의 인기 배우 란비르 싱을 캐릭터로 추가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인도 문화를 반영한 신작 ‘가루다 사가’를 출시했다.

투자 또한 적극적이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인도 최대 e스포츠 기업 ‘노드윈게이밍’을 비롯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 등 디지털 콘텐츠 기업 11곳에 1900억원을 투자했다. 향후 2~3년간 2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도 이어질 예정이다.

‘데브시스터즈’도 크래프톤과 손잡고 인도 시장 개척에 나섰다. 데브시스터즈는 크래프톤과 자사 모바일게임 ‘쿠키런’의 인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저사양 스마트폰이 주류인 인도 현지에서 저사양 호환성을 바탕으로 인도 시장 공략한다는 입장이다.

컴투스 역시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으나, 중동 지역 지사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는 ‘위믹스(위메이드 가상화폐)’를 통해 중동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월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블록체인 사업 확장을 위해 ‘위믹스 메나’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설립했다.

넥슨도 지난해 말 UAE에 ‘넥슨 유니버스 글로벌’과 ‘넥스페이스’ 법인을 설립했다. 넥슨이 법인 설립 취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선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중동·인도 시장에 진심인 이유는 시장의 잠재력 때문으로 해석된다. UAE의 전체 인구는 약 997만명(2023년 기준)으로 인터넷 보급률은 99%, 스마트폰 보급률은 200.9%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아울러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분야는 모바일 게임으로 2022년에 전년대비 38.2% 성장한 바 있으며,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1.2%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의 경우는 14억명 인도 인구 중 스마트폰 보유자가 7억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모더인텔리전스는 올해 인도 게임 시장 규모가 34억9000만달러(4조6033억원)를 기록하고 2029년에는 72억4000만달러(9조5496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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