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메탄 허브, 17개국 대상 '기후변화 및 메탄' 설문조사
응답자 92% "적극적인 메탄 배출 감축 정책 펼쳐야"
한국인9 90%는 메탄 감축의 필요성을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한국인9 90%는 메탄 감축의 필요성을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한국인 10명 중 9명은 기후 위기의 원인 중 하나인 '메탄' 감축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탄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의 무려 82배에 달해 '메탄 배출 감축'은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필수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27일 글로벌 메탄 허브(Global Methane Hub)이 공개한 설문 조사결과에 따르면 메탄 배출 감축을 위한 행동 지지도에서 한국은 92%로 가장 높았다. 이번 설문 조사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브라질, 캐나다, 칠레, 독일, 인도, 이탈리아 등 6개 대륙, 17개 국가에서 만 18세 이상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후변화에 대한 견해 △환경 문제 인식 및 행동 지지 △메탄 가스 배출에 대한 지식 △메탄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특정 정책에 대한 지지 등을 물었다. 17개 국가를 대상으로 메탄에 대한 대중 인식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약 80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견해, 환경 문제 인식 및 행동 지지'에 대해 한국 응답자 91%는 '기후 변화가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다'고 답했다. 17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특히 응답자 93%는 '기후 위기 최소화를 위한 행동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APAC)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1위는 중국(95%)이 차지했다.

메탄 가스 배출에 대한 이해도 역시 전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메탄이 기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물음에 54%가 긍정으로 답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국가 평균이 40%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또한 응답자 92%는 '메탄 발생량 저감을 위한 행동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응답자의 40%는 기후변화, 이산화탄소, 메탄 등과 같은 기후에 대한 정보를 '과학자'에게서 얻었다. '정부'에서 얻는다는 응답자(17%)와 '지자체'에서 얻는다는 응답자(20%)들을 합한 수치보다도 높았다. 정부와 지자체는 국민들과 '정책'으로 소통하는 기관인 만큼 이러한 설문 결과는 정부와 지자체가 ‘기후’에 대한 정책을 꾸준히 펼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책임 소재'에 대한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환경 피해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응답자는 26%로 가장 높았다. 대기업(19%)이 그 뒤를 이었다.

기후변화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주체에 대해선 59%가 '정부'라고 말했다. 특히 응답자의 86%는 정부가 메탄 배출 감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중 92%는 '음식물 손실 감소'와 '쓰레기 매립 감소" 정책을 지지했다. 

설문을 분석한 조사기관 BSG 부사장인 나탈리 루피아니(Natalie Lupiani)는 "설문에 응답한 17개 국가의 시민들은 모두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수질이나 폭염과 같은 전반적인 결과와 구체적인 결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탄 배출을 줄이기 위해 공공정책 수준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원하고 있다"며 "이런 데이터는 지구 온도 상승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을 취하는 정부를 지지한다는 강력한 지표"라고 말했다. 

국내 기후 싱크탱크 기후솔루션 메탄팀의 이상아 연구원은 "설문의 결과에서 확인하듯 우리나라 국민들의 메탄 감축 정책에 대한 지지는 분명하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의 메탄 감축 정책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30 메탄 감축 로드맵'을 발표했음에도 감축 부문과 방법별 감축 목표량이 나와있지 않고, 감축 경로도 알 수 없는 등 실효성이 부족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만큼 메탄을 효과적으로 감축시키기 위한 메탄 관련 정책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30년 내 메탄 배출량을 30% 줄여야 하는 국제메탄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가입했다. 서약에 따라 지난해 11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우리나라의 메탄 감축 계획을 담은 '2030 메탄 감축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마르셀로 메나(Marcelo Mena) 글로벌 메탄 허브 대표는 "이번 설문에서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국가들이 메탄 감축을 강력하게 지지했다"며 "메탄 배출을 줄이는 것은 지구 온도를 낮추고 기후 변화의 영향을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메탄을 감축하면 에너지와 식량 안보, 더 건강한 지역사회 등 추가적인 혜택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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