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WMO '세계 기후 현황 보고서' 발표
2021~2022년간 1725조원 모여...GDP 1% 수준
UN 사무총장 "모든 주요 지표, 사이렌 울려" 경고
세계기상기구(WMO)가 기후 관련 금융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WMO 제공.  
세계기상기구(WMO)가 기후 관련 금융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WMO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역대급 더웠던 지난해보다 올해 여름이 더 더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기후 관련 금융 투자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9일(현지시간) 지난해 기후 현황을 담은 '세계 기후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기존에 다뤘던 △온실가스 △온도 △해양 △빙권 부문에 '재생에너지'와 '기후 금융' 부문을 추가해 다뤘다. 

보고서는 지난해 세계 곳곳에서는 폭염과 홍수, 가뭄, 산불 등 자연재해가 끊임없이 발생, 이로 인해 수백만명의 일상이 무너지고, 수십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다방면으로 피해를 입고 있지만, 기후 금융 흐름은 뒤처진 상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2년 전세계 기후 금융 흐름은 1조3000억달러(약 1725조원)에 달했다. 이는 2020~2021년 대비 2배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그럼에도 이 수치는 전세계 GDP의 1%에 불과하다. WMO는 "현재 자금 조달 격차가 크다. 손실 비용이 기후 행동 비용보다 더 큰 상황"이라며 "재정은 계속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구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기후 관련 금융 투자가 현재 규모보다 6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9조달러(약 1경1942조원), 2050년까지 추가 10조달러(1경3271조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은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때문이다. WMO는 "2023년이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한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구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45도(오차 ±0.12도) 높아졌다. 

◆ 기후위기 적색경보...최후 방어선 1.5도 근접

이에 WMO는 전세계에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셀레스트 사울로(Celeste Saulo) WMO 사무총장은 "지금은 비록 일시적이지만, 파리기후협정의 하한선인 1.5도에 이토록 근접해진 적은 없다"고 우려했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도 2023년 3월에서 2024년까지 12개월 동안 지구 온도 상승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어 평균 1.56도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평균 온도 상승은 1.48도를 기록했지만, 여름철 역대급 폭염으로 연평균 온도가 1.5도를 넘어선 것이다. 

WMO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내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농도가 지속 늘어났다. 지난 2022년 기록적 수준에 도달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증가세를 보였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중은 419.3ppm을 기록, 산업화 이전 대비 51%가량 높아졌다. 

2023년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1991~2020년 평균과의 차이) / WMO 보고서 갈무리. 
2023년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1991~2020년 평균과의 차이) / WMO 보고서 갈무리.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이 "모든 주요 지표에서 사이렌이 울리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증가하는 온실가스 비중의 여파는 상당했다. 

지난해 3분의 1이 넘는 기간 동안 해양 생태계는 이상고온에 시달렸고, 해양 면적 90% 이상 지역은 한 차례 이상 폭염을 겪었다. 

특히 남, 북극해 해빙은 사상 최저로 줄어들었다.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빙하 면적은 북미 서부와 유럽의 극심한 용해로 인해 기록(1950년) 이래 최대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남극의 해빙 면적은 이전 기록보다 100만㎢ 감소했다. 이는 프랑스와 독일을 더한 크기와 맞먹을 정도로 큰 규모다.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안보 역시 심각했다. 전 세계 식량 불안에 처한 사람은 3억3300만명으로, 코로나19 팬테믹 이전(1억4900만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 수치는 세계식량계획(WFP)이 모니터링하는 78개국에 한정돼, 식량 부족에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희망을 봤다. 재생에너지는 탈탄소화를 위한 기후 대응의 선봉장에 서있다. 2023년 재생에너지 용량은 2022년 대비 50% 증가한 510GW(기가와트)로, 이는 조사를 진행한 20년 동안 가장 높은 비율이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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