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살아 본 적이 있는가? 그 불편함과 불안함이란 상상 이상이었다.분명 그것 없이도 잘 살았던 때가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손안에 든 세상’은 내가 볼 수 있는 것의 전부가 되어 버린 듯하다. 스마트폰 없던 시대를 떠올리는 것 자체가 옛날 사람이 되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사람과의 어색한 대면을 막아주는 편리한 도구가 사라지자 잠깐 사이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조차 막막해진다. 분명 나란 사람은 ‘아날로그형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루 종일 정서가 요동치는 경험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이 기계의 노예로 살고 있는
1인 가구 오백만 시대, 바야흐로 ‘혼자’인 삶이 대세인 듯하다.그러니 우리 사회의 오랜 가치였던 ‘가족중심주의’의 와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1인 가구의 증가=가족의 해체’라는 등식을 아직까지는 인정하고 싶지 않다. 수치화된 데이터만으로 ‘해체’라는 단어를 성급히 사용하기에는 함께 살지 않음이 가족 간의 정신적인 연결고리조차 부정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 여기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나 역시 그 오백만 가구 중 하나이니 대세에 편승했다고 할 수 있겠으나, 함께 살 때보다 더 가족에게 잘해주려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을 맡았던 이한빛 PD의 부고를 들었다. 묻힐 뻔 했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 유가족들이 고인의 죽음에 대해 CJ E&M의 진심 어린 사과와 진실 규명을 요구하면서부터다. 입사 9개월 차 신입조연출은 55일 동안 단 이틀만을 쉬면서 일했다고 한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던 탓일까. 드라마 종영 다음 날 영원한 휴식을 택했다.방송가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목소리로 말한다. 모두가 그렇게 일하고 있다고. 지상파 방송은 물론이고 케이블TV, 외주제작사 할 것 없이 방송가의 근
엄마가 해주는 집 밥이 그리워 늦잠을 뿌리치고 토요일 아침 일찍 부모님이 계시는 본가를 찾는다. 표면적인 이유는 집밥이지만, 그렇게라도 얼굴을 비추는 것이 부모님에 대한 아주 작은 도리인 것 같아 시작한 일이다. 물론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창피하게도 그 ‘도리’ 라는 것에 대해 한 번도 심각하게 고민해 본적이 없음을 고백한다.엄마는 내가 도착하기도 전에 식사 준비를 이미 다 끝내고 식전행사처럼 TV 앞에 앉아계신다. 말없이 미소를 보이실 때도, 때로는 눈물을 훌쩍이시기도 하는 모습을 곁에서 훔쳐보다가 덩달아 함께 보게 된 프로그램
작품이 개봉됐고, 여전히 그들은 이슈의 정점에 서 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두 사람에 대한 화제성, 그리고 김민희의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여우주연상)’ 수상이라는 호재가 후광 효과를 발휘하며 지난 주말 2만 명이 넘는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홍상수 감독은 이번 영화가 자전적 이야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아무래도 두 사람의 모습이 현실과 영화에서 어느 정도의 싱크로율을 보일까, 그것이 관객들의 가장 큰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으로 보인다.영화감독과 여배우의 불륜, 이별, 그리움, 재회가 작품의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주된 내용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소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뭔가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랬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날 것’은 그 자체로 매력적일지 모르나 거기에 아카데미 시상식 89년의 역사와 전통에 걸맞지 않는 충격적인 실수까지 포함하고 말았다.최대 하이라이트인 작품상 발표를 ‘라라랜드’에서 ‘문라이트’로 번복하는 최악의 실수를 저지르며 ‘지상 최고의 시상식’이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미 수상 소감을 발표한 ‘라라랜드’ 팀에게는 말로는 표현 못할 황당함을, ‘문라이트’ 팀에게는 김빠진 사이다 같은 맛없는 기쁨을 선사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