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저축은행 업계가 수신 체급을 올리기 위해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2분기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서 수신 상품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 가계대출 규제에 저축은행이 풍선효과를 맞으면서 예대율이 불안해진 점도 예금 금리 인상의 이유로 꼽힌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쌓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축은행이 높은 금리의 예금상품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지난 7월 말을 기준으로 수신액 42조6,461억원을 기록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 수신액은 47조6,361억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해 6조5,935억원 늘어난 것으로 2012년 8월 말(50조4,155억원) 이후 최대치다.

5,000만원 이상 예금자도 크게 늘었다. 6월 말 기준 영업 중인 79개 저축은행에 고객이 맡긴 돈 총 7조3,191억원 가운데 5,000만원 초과 예금액은 4조6,105억원으로 63%에 달한다.

저금리 시대에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매력적인 요소로 고객을 끌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35%다. 2.7% 수준의 금리까지 등장했다.

가장 먼저 특판 예금을 판매한 OK저축은행은 2.4%의 금리로 2%대 금리 ‘돌풍’을 일으켰다. 10만원 이상 예치 시 금리가 12개월은 연 2.33%, 24개월 이상은 2.4%로 특판 문을 열자마자 완판됐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도 2.5%(최고 우대금리 기준)의 정기예금 상품을 내놨다. JT저축은행도 금리 2.4%의 인터넷·비대면 전용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한다.

2~3분기에는 인터넷은행 등 비대면 채널이 금융권에서 약진함에 따라 저축은행들도 수신 업무에 총력을 다했다. 인터넷은행이 지난 5월 출범하며 정기예금 특판으로 공격적인 손님몰이에 나서면서다.

특히 비대면 채널의 인기가 예금 금리를 끌어올렸다. 저축은행의 비대면 플랫폼 ‘SB톡톡’이 업계의 분위기를 바꿨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SB톡톡이 반년 만에 저축은행의 생태계를 바꿀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며 “2%대 중반의 고이자율 정기예금은 대부분 SB톡톡을 통한 비대면 판매”라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규제로 저축은행이 풍선효과를 맞으면서 예대율이 불안정해진 점도 수신 강화에 한 몫을 했다. 1금융권의 여신 수요가 저축은행에 몰리면서 조달한 자금보다 대출 금액이 높아진 저축은행도 눈에 띈다.

OK저축은행은 작년 상반기에서 올해 상반기 사이 여신이 수신대비 크게 늘어 예대율이 97%에서 112%로 올랐다. 예대율이 100%를 넘어서면 조달 자금보다 내준 대출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연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저축은행들이 조달금리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신이 가능한 저축은행의 장점을 십분 살렸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기준금리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온 만큼 저축은행들이 대출의 재원인 수신액을 불리며 먼저 대응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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