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카드업계에 가시밭 길에 예고된 가운데, 카드사의 수장들은 한목소리로 ‘디지털’을 강조했다. 가맹점 수수료 축소와 카드론 규제 등 전통 먹거리가 사라지면서 신규 수입원 발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산이다.

(좌부터)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사진=각사 제공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카드업계는 수수료 재산정을 앞두고 있다. 3년에 한 번 돌아오는 수수료 재산정 시기와 정부의 수수료 인하 정책이 맞물리면서 수수료 인하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됐다. 정부가 이미 내년 수수료율 재산정에서 현재 0.8%와 1.3%인 영세 및 중소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조달금리와 법정최고금리 사이 줄타기도 난제다. 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금리는 오른 와중 법정최고금리가 내달 24%로 조정된다. 빌리는 지출은 오르고 빌려주는 수입은 깎이는 셈이다.

이밖에 법정최고금리의 영향으로 연체금리 산정체계도 개편을 앞두고 있다. 장기소액채권 소각 비용도 카드사의 일부 기부금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지난 한해에도 카드업계의 수익은 영세가맹점 확대의 여파에 고개를 꺾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8월부터 우대 수수료를 받는 영세·중소카드가맹점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수익하락을 맞이했다. 슬금슬금 내려앉던 영업이익과 순수익이 3분기 곤두박질친 채 오르지 못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묘안은 결국 디지털로 통했다. 4차산업혁명의 큰 흐름과 카드업을 접목해야 ‘롱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를 반영해 올해 카드사 신년사에는 디지털과 빅데이터가 빠지지 않고 포함됐다. 디지털기술로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외연을 확장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다급함이 담겼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지난해 디지털과 빅데이터를 전면에 부각한 데 이어 올해도 디지털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임 사장은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이 융합되는 '초연결(Hyper Connect) 시대'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어 ICT 기업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효율화하는 한편 NFC 결제 인프라를 카드사 공동으로 구축하고 주요 간편결제 사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등 지불결제 시장변화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디지털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롯데카드는 앞으로 디지털 금융사로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취임한 신임 대표들도 디지털에 방점을 찍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2일 취임사에서 “디지털과 글로벌사업 등 미래를 위한 선도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추진하겠다”며 “카드업의 근간인 지급결제와 카드금융 등 본업 경쟁력 확보를 통해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을 도모하고, 고객에 대한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커넥티드카, 빅데이터 등의 분야에서 KB금융지주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정원재 우리카드 신임사장도 같은 날 ‘디지털 프로세싱 혁신’을 우리카드의 키로 제안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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