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는 코스닥에 상장된 주요 연예기획사의 1년 주가지수를 통해 2015년을 돌아봅니다. 올 한해 기획사별로 어떤 일이 있었고 살림살이는 어떻게 꾸려갔는지 숫자를 통해 정리해봤습니다. 12월 마지막주까지 월~화 지면과 온라인, SNS을 통해 연재됩니다.>

빅3, 연예 기획사를 논할 때 오랫동안 JYP엔터테인먼트를 대변했던 말이다.
요즘의 기류는 다소 다르다. 전통의 강호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만 따로 떨어뜨려 ‘빅2’로 자주 불린다.
이 마저도 올해엔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시가총액 2조원대로 엔터주 1위에 오르며 지형이 깨졌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된 FNC엔터테인먼트는 시가총액 2,800억원대를 육박하며 JYP의 1,491억원을 앞질렀다.
벌어지는 격차, 허용 당하는 추격. 반등의 여지는 없는 지 1년 주가의 흐름과 함께 JYP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 ‘빅2’와 왜 멀어졌나
JYP의 주가는 올해 4,000원대로 시작해 4,000원대로 마무리 될 전망이다.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은 흐름이 이어졌다는 징표다.
각종 음원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4월 한때 주가는 6,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여세를 잇지 못했다. 7월 말 원더걸스의 컴백 움직임과 함께 다시 한 번 반짝 효과를 누렸지만 다시 하향곡선으로 주저 앉았다. 8월 24일 주가는 3,970원까지 떨어졌다.
반등을 이루지 못한 배경은 불안 요소의 부각이다. JYP의 매출 구조는 2PM과 수지에 절반 이상 매달려있다. 게다가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매번 JYP의 약점으로 통했다. SM과 YG가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각종 신규 사업에도 상대적으로 미진한 측면은 JYP의 성장성을 낮게 바라보게 되는 계기였다.   
수익 모델의 다각화가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간판이었던 2PM의 정규 앨범 역시 신통치 않은 성적으로 이어지자 막바로 지표에 반영됐다. 또 수지와 이민호의 열애, 결별설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국민 여동생’이라는 이미지는 예전만큼 발휘되지 못했다.
 

■ 존재감 알린 몇가지
불안 요소 속에도 빛나는 성과를 낸 소속 가수들도 많았다.
미쓰에이는 3월 말 엑소와 맞붙어 음원차트 지배했고 그 지형을 4월 중순께 박진영이 깼다. 6월에는 백아연이 EXID의 뒤를 잇는 ‘차트 역주행’으로 바람을 일으켰다.
이 같은 성과는 JYP의 달라진 시스템과 연결됐다. 발표하는 새 노래의 선곡 방식을 정량·수치화 시킨 형태로 바꾸면서 연달아 성공을 거뒀다. 이른바 ‘신곡 모니터링 시스템’. 과거의 신곡 발표 과정은 사내 몇몇 인사들의 느낌으로 결정 났다. 하지만 작곡, A&R, 마케팅, 퍼포먼스팀 등 분야별 전문가의 점수로 판가름 나면서 성공확률이 높아졌다.
5년 만에 새로 만든 걸그룹 트와이스의 성공적인 첫 발도 고무적이다. 박진영은 트와이스의 멤버 발탁을 방송으로 진행할 만큼 데뷔 프로모션에 공을 들였다.
데뷔곡  ‘우아하게(OOH-AHH하게)’는 발매 2개월이 지난 상황에도 음원 차트 10위 안에 재진입하는 이변을 낳았다. ‘우아하게’는 10월 발매 첫 주 57위로 진입해 차근차근 역주행을 시작했고 11월 처음으로 10위 안에 안착했다. 이후 순위가 떨어지는가 싶더니 지난 26일 멜론 실시간 차트 10위를 기록했다.
 

■ JYP의 승부수
2016년 JYP의 야심은 JYP픽처스가 주도하는 영화 사업의 확대다. 최근 몇년간 꾸준히 투자해온 성과물이 내년에 빛을 발할 전망이다. 자체 제작한 작품이 상반기 안에 개봉되는 것을 목표로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힘을 싣기 위해 배우쪽 라인업을 더 보강할 예정이기도 하다. SM·YG보다 먼저 진출한 중국의 독립법인은 가교 역할을 한다. 중화권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JYP의 첫 중국배우 위대훈은 시너지 낼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태국 시장의 막강한 경쟁력은 JYP의 차별화 된 무기다. 이미 현지 톱스타인 닉쿤, 뱀뱀 등을 앞세워 입지를 더욱 다질 계획이다. 여기에 효자시장인 일본에서도 2PM과 후발주자인 GOT7의 영향력을 확대해 해외 사업의 청사진을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신예 트와이스는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급성장 구도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원더걸스는 밴드 형태의 개편을 단발성 이벤트에 머물지 않고 노선을 이어간다. 신인 밴드 데이식스도 공연 중심으로 색깔을 강화한다. 무엇보다 남성 그룹 2PM, GOT7 활동에 힘을 실어 ‘아이돌 왕국’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나섰다. 사업도 음악 부문도 신구조화를 유지하며 내실을 다지는 게 JYP의 2016년 슬로건이다.

심재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