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임수향, 차은우만 돋보인 게 아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금토극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강남미인)에서 훈남 학생회장 구태영 역을 맡은 신인배우 류기산은 호연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극 중 김태희(이예림)를 좋아하지만 결국 현수아(조우리)의 꾐에 넘어가고 마는 현실적인 캐릭터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빡빡한 촬영 일정 속에서도 류기산은 “지치고 힘들다기보다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했다”며 겸손한 마음을 드러냈다.

- ‘강남미인’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오디션을 봤다. 아무래도 나이가 좀 있으니까(1987년 생) 어려보이고 싶어서 야구점퍼를 입고 갔다. 오디션을 본 후 여러 번 감독님에게 불려갔다. 그 때 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한 것 같다.”

-첫 브라운관 데뷔작이라 긴장도 많이 했을 텐데.

“처음에는 정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몰랐다. 촬영 끝나고 피곤하다는 마음보다는 처음 경험하는 것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더 컸다. OT 장면을 촬영할 때는 2박 3일 동안 잠도 4시간 밖에 못 잤지만 지치고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

-원작과 드라마의 구태영은 다른데 어떻게 연기하고 싶었나.

“원작에서는 구태영이 여자애들에게 외모를 지적하고 유니폼도 일부러 야한 것 입히고 그랬다. 하지만 작가님께서 드라마에서는 구태영이 좀 더 신사적인 캐릭터로 표현될 거라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보니 러브라인도 있더라. (웃음) 좋은 선배로 보이기 위해 내 특유의 장난기를 빼고 연기하려고 했다.”

-이예림과 러브라인을 연기했는데 실제 호흡은.

“연기도 잘하고 실제로도 귀엽다. 캐릭터와 비슷해서 지장 없이 연기에 잘 몰입할 수 있었다. 같이 대화를 나누면서 불편했던 적도 없다. 캐릭터를 위해 살도 많이 찌웠는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은우와 임수향은 어땠나.

“사실 두 사람과 맡이 붙는 장면이 없다. 실제로 보니 차은우는 정말 잘생겼더라. 깜짝 놀랐다. 익숙해지지 않는 비주얼이다. 볼 때마다 새롭게 잘생겼다. 촬영을 하면서 최성원 형이랑 많이 친해졌다. 촬영장 맏형이시기도 한데 워낙 경험이 많으셔서 그런지 편하게 잘 대해주셨다. 성원이 형 덕분에 배우들이 서로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시너지를 이끌어냈다.”

-현수아에게 흔들린 구태영의 모습에 공감했나.

“사실 구태영이라는 캐릭터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노골적으로 외모 지적하는 김찬우(오희준)는 현실성이 없지 않나? 현수아처럼 구는 여자도 거의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구태영은 있을 법한 캐릭터다. 진짜 예쁜 여자가 접근한다면 남자라면 어느 정도 흔들릴 수 있다고 본다. 이성적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해도 마음은 흔들릴 것 같다. 이해가 안 되지는 않았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절대 구태영처럼 행동 안 한다. (웃음)”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현대인의 모습을 지적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적이 있나.

“내 안에도 김찬우가 있긴 한 것 같다. ‘외적으로 판단하지 말아야지’라고 늘 생각한다. 그런데 돌아보면 내 안에도 그런 마음이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서 반성한다. 기업들도 문제인 것 같다. 면접을 볼 때 왜 사진을 붙이게 하는지 모르겠다. 드라마의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한다.”

-욕심났던 다른 캐릭터가 있었나.

“김찬우 캐릭터가 좀 탐이 났다. 그 역할이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은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 욕 한 번 제대로 먹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도경석 역이 탐나지 않았냐고? 외모가 안 된다. (웃음)”

- ‘강남미인’이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감사하고 아쉬움도 큰 작품이다. 드라마가 잘 돼서 기분이 너무 좋다. ‘강남미인’은 내게 첫사랑 같은 느낌이다. 앞으로 배우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연기를 시작하면서 조언을 많이 해준 선배나 선망하는 사람이 있나.

“성지루 선배와 문정희 선배가 생각난다. 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를 다닐 때 두 분에게 수업을 받은 적이 있다. 다른 교수님들이 해줄 수 없는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연기에 대한 깊이가 남다른 분들이다. 나중에 꼭 한 번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지금과 똑같을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더 매력이 생길 것 같다. 지금 가진 것과 다르게 나이가 들면 또 다른 모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관객에게 언제든지 계속 인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꼭 주연을 하고 싶은 욕심은 없다. 어떤 역할이든 웃음과 감동, 위로를 주고 싶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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