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직무 특성 고려한 세부 개선안 마련 시급"
증권업계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300인 이상 임직원을 둔 증권사들이 지난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후 각 회사의 사정에 맞춰 근무 시간에 변화를 주고 있다. 통상 직무에 따라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등 근무시간을 다양화 시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5월부터 TF(테스크포스)를 만들어 직무별 시차출근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이달부터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근무를 기반으로 한 출퇴근 유연근무제를 실행 중이다.

삼성증권은 PC오프제를 시행 중이고,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유연근무제와 PC오프제를 혼용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퇴근을 원칙으로 하는 ‘패밀리데이’도 만들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맞춰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직무 여건이 다른 일부 부서를 중심으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인 영업 성과가 연봉과 직결되는 애널리스트와 영업직원들이 불만이다.

기존에 하루 24시간 근무가 기본이었던 해외주식부서의 경우 야간에 개장하는 선진국 주식 시장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업무 유연성이 많이 떨어진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고충은 더 크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1, 2위인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은 정규직원만 2000여명이 넘지만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고용 여력 등을 고려했을 때 인원 충원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애널리스트나 영업직원 등 영업성과가 연봉과 직결되는 부서에서는 유연하지 못한 정책 시행에 고충이 많다”며 “직업 특성을 고려한 새부 개선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상사의 성향에 따라 제도가 유명무실한 부서도 있다”며 “임직원 교육이 수반되지 않는 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한 혼란은 계속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반면 과도기가 지나면 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안치현 한국노사관계진흥원 대표노무사는 “과거의 사례를 보더라도 진통 없이 정착된 제도는 없었다”며 “과도기적 시기가 지나가면 정책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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