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채권평가이익 증가와 단기채권매각 이익 실현
교보생명의 상반기 실적이 상승했다. /사진=교보생명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상반기 생명보험사 실적이 급감한 가운데 교보생명이 대형사 중 유일하게 좋은 실적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 24곳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4% 줄어든 2조128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저축성보험의 만기 도래로 지급 보험금은 증가한 반면 투자이익과 영업외이익은 줄고 법인세 비용은 늘어난 결과다.

교보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8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8조1841억원, 6469억원으로 각각 6.6%, 12.5% 증가했다.

반면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56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459억원) 대비 47.7% 줄어들었다. 한화생명은 9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보다 61.8% 감소했다.

교보생명의 이 같은 호실적은 채권평가이익 증가와 단기채권 매각이익 실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유채권을 만기보유채권에서 매도가능채권으로 바꾸면서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가격 상승으로 이익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오는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를 위해 지난 2017년 약 30조원의 보유채권을 만기보유채권이 아닌 매도가능채권으로 재분류했다. 매도가능채권은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이 상승해 채권평가 이익이 발생한다.

교보생명은 상반기 매도가능금융자산을 59조 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 기타포괄손익에 포함된 매도가능금융자산평가이익은 2조9367억 원으로 지난해 말 1조5722억 원, 올해 1분기 2조 1753억원에서 꾸준히 늘었다.

아울러 단기채권을 매각하고 장기채권으로 매입하면서 자산운용수익률도 증가했다. 교보생명의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수익률은 4.05%로 지난해보다 0.23%포인트 상승했다.

교보생명은 금리변동에 따른 채권가치 변동 위험보다 중장기적으로 자산운용 탄력성을 높여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매도가능채권을 매각한 뒤 만기가 긴 채권을 매입하는 전략을 통해 자산과 부채의 만기 차이(듀레이션 갭)를 줄인 것이다.

올해 상반기 교보생명의 매도가능금융자산 처분이익은 1956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6% 늘었다.

또한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이 늘면서 지급여력비율(RBC)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올해 6월 말 기준 교보생명 지급여력비율(RBC)은 352.6%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교보생명은 보장성보험 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에 주력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종신·CI보험 등 보장성보험 비중은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단기 저축성보험은 10%를 차지했다.

이승훈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