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로나19로 투자은행(IB) 부문 타격, 1분기 당기순익 반토막 예상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분야 경쟁력 갖춘 키움증권, 삼성증권에 주목
코로나19 여파로 증권사들이 1분기 실적에 타격을 받은 가운데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증권업계의 지난 1분기 실적이 급감했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의 주요 먹거리인 투자은행(IB) 부문의 타격이 컸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정됐던 기업공개(IPO)의 연기 및 취소가 잇따랐으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도 얼어붙었다. 여기에 채권 및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인해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운용손실도 우려된다. 자기매매 관련 운용자산의 평가손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실시와 함께 코로나19 사태가 차츰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하반기 상황은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약 402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60.5%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 대비로도 46.9% 줄어든 수준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IPO 등 투자은행 관련 IB 딜 진행 중단 및 지연으로 관련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사태로 3월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자기매매관련 운용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ELS 관련 운용손실도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1분기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이 14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2.2%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견조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실적 부진은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증권업계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가져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근 일평균 거래대금 상승에 따른 견조한 위탁매매 수익과 함께 그간 부진했던 IB 딜 소식이 이달 들어 조심씩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금리 기조에 따른 증권사들의 장기적 수혜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정 연구원은 "상반기 지연된 IB 딜 업무 재개 및 자본시장 조달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유동성 시장에서 적절한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며, 이를 소화할 수 있는 곳은 자본 투자형 증권사"라고 말했다.

일단은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등 IB 이외 분야의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들의 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개인 위탁매매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키움증권과 자산관리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삼성증권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증권업계의 지난 1분기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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