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저금리 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채권 운용 비중이 큰 한화생명의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한화생명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저금리 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실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채권 운용 비중이 크고, 과거 고금리로 판매한 확정금리상품이 많은 한화생명의 경우 당분간 의미있는 실적 개선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생보업계 2위인 한화생명은 1946년 9월 국내 최초의 생명보험회사로 출발해 2002년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2012년 한화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한화자산운용과 한화투자증권 등 한화그룹 내 금융계열사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중 맏형 역할을 맡고 있지만, 최근 실적은 다소 민망한 수준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작년 개별(별도)기준 1400억원 가량 영업적자를 기록, 적자전환한 상태다. 영업외 이익을 더한 당기순이익은 1150억원 규모로 흑자를 기록했으나, 이 역시 전년대비 68% 가량 급감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위험손해율 및 사업비율 상승에 따른 보험손익 감소 때문이다. 또한 기준금리 하락으로 인한 변액보험 준비금 적립이 늘면서 실적을 더욱 악화시켰다.

한화생명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1.31%포인트 감소한 0.95%를 기록했다. 1%도 채 안되는 수준이다. 운용자산 이익률은 3.47%로, 이 역시 1년 전에 비해 0.18%포인트 줄었다. 총자산 수익률(ROA)와 자기자본 수익률(ROE) 역시 각각 0.10%와 1.05%로 전년대비 하락했다.

문제는 작년 실적 부진의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손해율 상승과 금리 하락이라는 외부환경의 악화 상태가 지속되면서 올해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손보험 가입자의 의료비 청구 등으로 인한 손해율 악화 추세는 피할 수 없는 악재다. 또한 올 상반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가 확산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운용자산 이익률의 타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화생명은 지난 3월말 100%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에 5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통해 7100억원 규모의 자본을 보유, 국내 2위의 자산운용사로 점프했다. 생명보험업의 성장 한계를 자산운용 분야에서 상쇄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의) 적극적인 신계약 가치 증대 및 전사적 비용절감 노력이 예상되지만, 손해율 상승과 금리 하락이라는 외부환경 악화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의미있는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실적부진과 향후 성장 우려 등을 감안해 한화생명의 보험지급능력(IFS) 평가 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장기발행자등급(IDR)을 'A'에서 'A-'로 한단계 하향조정했다. 또한 한화생명의 하이브리드 채권 등급 역시 기존 'A-'에서 'BBB+'로 낮췄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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