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위, DLF 관련 과태료 이의 제기 신청한 은행에 '불수용'
금융위가 윤석헌 금감원장에 힘을 실어줬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외풍에 시달렸던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입지가 금융위원회와 훈풍 기류 속에 안정되는 모습이다. 그간 금감원은 부원장 인사 등을 두고 금융위와 갈등을 빚어왔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4일 임시회의에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제기한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과태료 이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2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금융위가 부과한 과태료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두 은행에 부과된 과태료는 각각 197억1000만원, 167억8000만원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금융당국이 부과한 DLF 관련 과태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윤 원장의 입지는 크게 흔들렸다. 금감원은 지난 1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각각 230억원, 260억원의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다. 이후 지난 2월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과태료를 최종 결정했다. 

이번 결정을 두고 금융위가 금감원과의 갈등이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입지가 다소 흔들렸던 윤 원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원장은 금융사들의 DLF 관련 과태료 이의 제기뿐만 아니라 취임 후 야심 차게 준비해왔던 키코(KIKO) 피해기업에 대한 배상을 은행들이 거부하면서 곤경에 처한 모습이었다. 

지난 5일 신한·하나·대구은행이 이사회를 열고 키코 분쟁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의하면서 키코 관련 6개 은행 중 분쟁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은 은행은 씨티·산업·신한·하나·대구은행 등 5곳이 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금융위는 지난 4일 금감원 부원장 3명을 임명하며 윤 원장에게 힘을 보탰다. 

금융위는 이날 임시 회의를 열고 김근익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금감원 총괄·경영 담당 수석부원장에 임명했다. 또 최성일 금감원 전 부원장보를 은행·중소금융 부원장에, 김도인 전 부원장보를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으로 선임했다. 

임기 3년의 금감원 부원장은 금감원장이 제청하고 청와대 인사 검증을 거쳐 금융위가 임명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김은경 소비자보호처장을 포함해 부원장 4인 체제가 완성되면서 조직 안정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또 윤 원장이 추진하는 정책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금감원 부원장 임명 다음 날인 지난 5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윤 원장과 신임 부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깜짝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은 위원장은 윤 원장에게 “흔들림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금융지원 및 현장점검, 금융소비자보호,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 등 주어진 임무를 신속하고 차질없이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그간 갈등을 빚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훈풍 분위기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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