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구스타보ㆍ바로우, 전북 합류 2경기 만에 진가 발휘
전북 현대 새 외국인 선수 구스타보, 모 바로우가 팀에 빠르게 녹아들며 공격 전술 다변화를 예고했다. 왼쪽부터 무릴로, 바로우, 구스타보, 김민혁. /대한축구협회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5월 2020 하나원큐 K리그1(1부) 개막 이후 우승 후보 전북 현대는 지난 시즌 각각 10골 10도움, 11골 7도움을 올린 문선민(28ㆍ상주 상무), 로페즈(30ㆍ브라질, 상하이 상강) 두 윙포워드 부재에 신음했다.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와 1 대 1 싸움 우위를 점하는 것은 물론 빠른 스피드,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동료에게 득점 기회를 열어준 두 선수가 올 시즌 앞서 이탈하자 색깔을 잃었다. 대체자로 영입한 선수들의 성향이 전혀 다르고 스피드까지 느려 전북의 속공은 처지기 일쑤였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 새로운 외국인 선수 구스타보(26ㆍ브라질)와 모 바로우(28ㆍ스웨덴)를 데려왔다. 놀랍게도 두 외인 영입 효과는 두 경기 만에 빛나고 있다.

구스타보와 바로우는 빠르게 전북에 녹아들었다. 26일 FC서울과 13라운드 홈경기(3-0 승리)에 교체로 출전해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구스타보는 데뷔골까지 신고하며 날아올랐다. 29일 부산 아이파크와 2020 하나은행 FA컵 8강전(5-1 승리)에서도 둘은 나란히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17분 조규성(22)을 대신해 들어가 9분 만에 3골을 터뜨리며 K리그 첫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두 외인이 활약한 경기에서 전북은 무려 8골을 터뜨렸다. 직전 리그 11ㆍ12라운드에서 2득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다. 전북은 새 얼굴 합류 뒤 트레이드마크인 ‘닥공(닥치고 공격)’ 색깔을 찾았다.

구스타보는 전북 합류 두 경기에서만 4골을 퍼부었다. 사진은 29일 부산 아이파크와 FA컵 8강전 득점 당시 모습. /대한축구협회

구스타보와 바로우는 각기 다른 장점으로 팀에 깊이를 더했다. 구스타보는 188㎝ 장신으로 제공권 싸움에 탁월한 감각을 보인다. 상대 수비수와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공을 따낸 뒤 다시 동료에게 연결하며 기회 창출 시발점을 담당했다. 타깃형 스트라이커지만 중원에서 패스를 주고받는 연계 플레이에도 능해 공이 오길 기다리지 않고 직접 빌드업에 참여한다. FC서울과 13라운드에선 높이를 활용해 이승기(32)의 측면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는 결정력도 선보였다. 29일 부산과 FA컵 8강전에서도 후반 31분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올린 손준호(28)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득점했다. 이날 구스타보는 발로도 2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바로우는 177㎝로 키가 크지 않지만 발이 빠르고 측면에서 수비수를 쉽게 무너뜨리는 개인기를 가졌다. 이전까지 상대가 밀집 수비 전략을 펼 때 수비수들을 측면으로 유인할 공격 자원이 없어 고배를 마신 전북에 바로우는 가뭄 속 단비와 같다. 바로우와 같은 포지션인 김보경(31), 무릴로(26ㆍ브라질)는 중앙에서 플레이하는 게 익숙한 플레이메이커형이다. 김보경과 무릴로를 측면에 세웠을 때 아쉬움이 크자 조세 모라이스(55ㆍ포르투갈) 전북 감독은 둘을 중앙에 배치하는 대신 구니모토 다카히로(23ㆍ일본)를 측면으로 빼는 전술을 활용했다. 때마침 바로우가 팀에 합류했고 FC서울전에서 오로지 개인 능력으로 측면을 무너뜨리는 움직임을 선보였다. 문선민, 로페즈와 같은 돌파형 윙포워드로서 모라이스 감독의 갈증을 해소할 적임자로 떠올랐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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