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은행권 하반기 채용이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은행 취업준비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은행권 하반기 채용도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은행 취업준비생(은행 취준생)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8일 은행 취준생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들어간 결과 걱정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은행권이 하반기 채용 시기, 규모, 방식을 아직 정하지 않으면서 혼란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은행 취준생 A씨는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 정도 돼야 은행들이 채용에 나설 것 같다”며 “은행원만 준비하는 건 바보 같은 일이냐”고 고민을 털어놨다. 

또다른 은행 취준생 B씨는 “지원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며 “어디든 뽑아주면 감사한 마음으로 출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부모님 눈치도 보인다”고 호소했다. 

은행 취준생 C씨는 “지난해 은행별 채용 규모가 궁금하다”며 “어학 점수를 많이 보는 은행, 금융 자격증 취득을 권장하는 은행, 자주 나오는 면접 질문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은행 취준생이 서로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을 더 벌었다며 자격증 공부와 면접 준비에 매진하자고 격려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오는 13일까지 일주일 연장하면서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채용 계획은 아직 미정”이라며 “지난해 8월 하반기 공채를 진행했으며 채용인원은 550명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550명 중 공채 410명, 경력직 140명을 채용했다. 전형은 서류전형 및 인공지능(AI) 면접, 필기전형, 면접전형으로 진행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는 9월 하반기 공채 공고가 나갔다”며 “올해는 영업점 통폐합, 인력수급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 계획을 수립 중이며 아직 시기, 규모,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수시채용과 공채를 병행해 약 200여명 규모로 채용을 실시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아직 하반기 채용계획은 없는 상태”라며 “지난해는 9월 하반기 공채 접수를 시작으로 총 190명을 채용했으며 일반 분야 90명, 디지털 분야 70명, IT 분야 30명을 뽑았다”고 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각각 380명, 450명을 채용했다.  

다만 은행권은 하반기 채용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일부 은행은 온라인 필기시험도 고려하고 있지만, 온라인 필기시험이 대리시험이나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없어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은행권이 채용 비리 사태로 지난 2018년 제정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에 따라 정규 신입 공채에서 필기시험을 필수로 넣었기 때문에 필기시험 없이 채용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북은행은 지난 7일 올해 하반기 신입 행원 30명을 채용한다고 공표했다. 모집 분야는 금융영업 및 금융공학으로 지역 인재를 75% 이상 뽑기로 했다.

오는 15일까지 전북은행은 원서를 접수받고 서류 및 필기 전형, 면접 등을 거쳐 11월 초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처음으로 AI 면접을 도입해 채용의 객관성을 확보했다”며 “이공계를 별도로 선발하는 것이 이번 채용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은행 취업준비생들이 하반기 공채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김형일 기자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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