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악화된 경영실적·금융감독원 제재 등 난제 수두룩
차기 씨티은행장으로 단독 추천된 유명순 기업금융그룹장 겸 은행장 직무대행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씨티은행을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씨티은행 제공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총체적 난국에 빠진 씨티은행을 유명순 기업금융그룹장(수석부행장) 겸 은행장 직무대행이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7일 오전 씨티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유 직무대행을 차기 행장 후보자로 단독 추천했다. 유 후보자는 오는 27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행장에 최종 선임된다.  

사실상 유 후보자가 씨티은행 첫 여성 행장으로 선임되면서 일각에선 유 후보자가 향후 악화된 경영실적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티은행은 여타 외국계은행과 달리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올해 상반기 씨티은행은 총 9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1696억원 대비 46.93% 감소한 수치다. 반면 SC제일은행은 같은 기간 총 18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 1503억원 대비 21.1% 성장했다. 

씨티은행의 상반기 이자수익은 4595억원으로 전년 동기 4814억원 대비 4.6% 축소됐다. 이 기간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순이자마진(NIM)은 2.14%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 2.37%보다 0.23%p 떨어진 숫자다.

주요 손익비율을 보여주는 총자산이익률(ROA)은 0.33%,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91%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33%p 2.76%p 하락했다. ROA는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나타낸다.  

다만 당시 씨티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고 769억원 규모의 본점 건물 매각 이익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씨티은행의 충당금전입액은 10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1% 확대됐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214.3%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올랐다. 

일부에선 유 후보자가 철저한 내부 통제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은행이 불완전판매와 꺾기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주의와 과태료를 부과받았고, 내부통제제도 개선을 요구받으면서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불완전판매는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상품에 대한 기본 내용 및 투자 위험성 등에 대한 안내 없이 판매한 것을 뜻한다. 꺾기는 차주에게 금융상품을 끼워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금감원은 씨티은행이 자본시장법과 은행법,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과태료 6억1250만원을 부과했다. 기관주의 처분도 내렸다. 금감원은 씨티은행이 기업의 실적 등 위험회피대상의 종류와 금액을 확인하지 않거나, 연간 거래 한도를 초과해서 외환파생상품을 거래한 점을 문제 삼았다. 

또 설명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상품설명서를 교부하지 않거나, 서명 등의 확인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중소기업에게 대출을 대가로 정기적금을 판매하거나 대출기한 연장을 조건으로 집합투자증권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씨티은행지부(씨티은행 노조)는 차기 행장에게 바라는 점으로 조직의 성장성 확보를 제시했다. 

임태준 씨티은행 노조 정책홍보국장은 “차기 행장이 조직의 성장성을 확보해줬으면 좋겠다”며 “수년간 신입공채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입채용으로 고령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턱없이 부족한 지점을 더 이상 통폐합하지 말아야하며, 전국적인 영업망 확보를 위해 지점 확대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씨티은행은 지난 2011년을 마지막으로 신입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직원 평균근속 연수는 2015년 15.0년에서 지난해 말 17.0년, 올해 상반기 17.8년으로 치솟았다. SC제일은행의 올해 상반기 평균근속연수는 15.6년이었다. 

또 씨티은행은 지난 2017년 지점 통폐합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지점 수는 129개에서 39개로 줄었다. 대신 3300여명대의 직원 규모는 그대로 유지됐으며 폐점된 지점의 직원들은 콜센터 등에 배치됐다.  

씨티은행 사옥./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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