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내세워...친환경 투자 계획도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친환경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시작한 모양새다./각사 제공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친환경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두 금융그룹은 잇달아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선언하며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동아시아 금융그룹 가운데 최초로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를 선언했다.

제로 카본 드라이브는 고탄소 배출 기업 및 산업에 대한 대출·투자를 관리할 뿐 아니라 산업 내 친환경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하는 정책이다.

신한금융은 이와 함께 파리기후협약에 부합하는 SBTi 방법론을 통해 그룹 자체적 탄소 배출량을 오는 2030년 46%, 2040년 88%까지 감축하겠다는 입장이다. 

SBTi는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검증하는데 필요한 가이드를 국제적으로 제공하는 기구다. 

또 신한금융은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량을 오는 2030년 38%, 2040년 69%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2050년까지는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친환경 금융 확대는 미래 세대를 위한 금융의 필수적 역할”이라며 “금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그룹의 미션 아래, 신한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확산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신한금융은 제로 카본 드라이브의 과학적 추진을 위해 탄소회계 금융협회(PCAF)가 제시하는 방법론을 활용해 그룹의 탄소배출량 측정 모형을 더욱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배출량 감축 목표를 국제적으로 검증 받기 위해 SBTi, PCAF 가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월 KB금융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당시 KB금융은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채권 인수에 대한 사업 참여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KB금융은 친환경 요소를 고려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환경 관련 민간투자사업 분야, 신재생애너지·친환경 선박·자동차 등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표명했다. ESG 채권 발행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말이다. 기업이 직원과 고객, 주주, 환경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를 비재무적인 틀로 따지는 평가다.

KB금융은 지난해 전문 컨설팅을 바탕으로 ESG 전략 방향을 수립했다. 이후 지난 3월 ESG 전략 가속화를 위해 윤종규 회장을 포함한 ‘ESG위원회’를 신설하면서 ESG경영 실행력도 대폭 강화했다.

지난 8월 KB금융은 오는 2030년까지 그룹의 탄소배출량을 지난 2017년 대비 25% 감축하고 20조원 규모인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KB 그린웨이(GREEN WAY) 2030’을 발표했다. 

KB 그린웨이 2030은 ▲환경을 위한 기후 변화 전략 고도화 ▲사회를 위한 책임 경영 내재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산이라는 3가지 ESG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향후 기후변화와 친환경 등 녹색 규제 강도가 대폭 격상되고 친환경 투자가 크게 늘 것으로 분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4일(현지시간) 취임 즉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또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뤄내고 그린뉴딜에 1조7000억달러(약 2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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