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시리즈와 구별하겠다는 목적성 있어…본사 차원에서 고민”
“익숙함 비트 디자인…새로운 이미지 선보일 것”
BMW M440i xDrive. /김호연 기자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BMW 코리아가 지난 1일 출시한 ‘뉴 4시리즈’를 살펴보기 위해 인천 영종도의 BMW드라이빙센터를 4일 방문했다. 전날 저녁부터 많은 눈이 내렸지만 날이 풀리면서 노면의 눈이 대부분 녹았고, 정오에 이르자 젖어있던 도로도 상당부분 말라 안도할 수 있었다.

BMW 코리아는 이날 ‘DESIGN THE NEW NORM. JOY.’라는 이름으로 신차 소개와 디자인 프레젠테이션, 미디어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장 출입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및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입장하는 취재진 마다 2미터 이상 거리를 두도록 했다. 행사장은 베일을 덮은 4시리즈 차량을 가운데 1인당 1개의 유리방을 설치해 개인 간 접촉을 최소화했다.

베일에 쌓여 있는 BMW M440i xDrive. /김호연 기자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건 4시리즈에 적용한 ‘버티컬(수직형) 키드니 그릴’이었다. 1990년대 이후 BMW는 대부분의 모델에 가로 길게 뻗은 수평형 그릴을 적용했다. 하지만 최근 출시한 4시리즈는 오랜 시간 유지해온 전통적인 디자인에 파격을 가했다.

공개된 디자인을 살펴본 소비자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새롭고 예쁘다’는 호평도 있었지만 ‘돼지코’, ‘비버 이빨’ 등 조롱 섞인 별명이 만들어져 소비자 커뮤니티를 떠돌기 시작했다.

이를 의식한 BMW 코리아는 특별히 디자인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이번 4시리즈를 직접 디자인한 임승모 BMW 본사 소속 디자이너의 설명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임 디자이너는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2009년부터 BMW 그룹에서 디자인 업무를 맡았다. 2016년엔 ‘BMW그룹 100주년 기념 콘셉트카’, ‘BMW 비전 넥스트 100’을, 2017년 ‘i비전 다이내믹스 콘셉트카’, ‘BMW M5(F90)’ 등의 외관을 디자인하면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BMW 4시리즈 컨버터블. /김호연 기자

임 디자이너는 이 자리에서 “4시리즈는 최강의 컴팩트 세단 3시리즈를 베이스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버티컬 키드니 그릴을 적용해 3시리즈와 구별되도록 하겠다는 목적성이 있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BMW의 수평적 키드니 그릴을 오랜 시간 봤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익숙함을 적절하게 트위스트(비틀기) 해본다면 고객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초기형 BMW의 키드니 그릴은 대부분 버티컬 키드니 그릴이었다”며 “그런데 이런 버티컬 키드니 그릴의 비례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서 재해석 했고, 이를 통해 진정하면서 신선한, 극대화된 존재감을 자랑하는 BMW를 고객에게 잘 전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쩌면 주어진 디자인 헤리티지를 사용하지 않고 익숙한 변화에만 안주하는 것이 브랜드 입장에선 오히려 위험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번에 행사장에서 살펴본 ‘BMW M440i xDrive’는 범퍼 하단까지 내려오는 버티컬 키드니 그릴과 좌우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날렵한 헤드라이트, 범퍼 양 옆의 공기 흡입구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BMW 코리아가 지난 4일 ‘DESIGN THE NEW NORM. JOY.’ 미디어 행사를 열었다. /BMW 코리아 제공

반면 측면에서 후면으로 갈수록 쿠페의 선과 볼륨을 강조하는 단순한 디자인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3시리즈와 비교해 더 낮고, 넓고, 긴 비율을 갖고 있다. 급격히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리어펜더의 볼륨, 역동적인 후미등 그래픽 등을 통해 차별성을 더했다.

임 디자이너는 “뉴 4시리즈는 완벽한 BMW 쿠페의 비례를 바탕으로 선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볼륨을 강조해 우아하면서도 대담한 쿠페 캐릭터를 강조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BMW M440i xDrive. /BMW 코리아 제공

4시리즈에 적용한 버티컬 키드니 그릴은 본사 차원에서 오랜 시간 고려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또 M3와 M4, iX와 i4등 고능모델과 미래 전기차 모델에도 유사한 키드니 그릴을 적용할 예정이다.

임 디자이너는 “버티컬 키드니 그릴을 4시리즈에 적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예정된 일이었다”며 “BMW 디자인팀 내부에서 매우 오래 전부터 버티컬 키드니 그릴에 대한 고민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시리즈의 그릴이 전체 모델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각각의 서브 브랜드와 모델들에 어울리는 최적화 그릴을 적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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