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CT4 스포츠. /김호연 기자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지난주 캐딜락 CT4 스포츠를 시승했다. 역동적이고 날렵한 디자인과 주행성능,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는 20~30대 젊은 소비자에게 독일 수입차의 훌륭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출시된 CT4는 후륜구동(RWD) 방식의 2.0 가솔린 터보 모델이다.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755㎜, 1815㎜, 1425㎜이고, 축간거리는 2775㎜다.

외관은 전체적으로 날렵함과 중후함이 공존했다. 전면부 중앙에 길쭉하게 자리한 크레스트형 스포츠 메쉬 그릴은 캐딜락 엠블럼과 함께 고급스럽고 중후한 인상을 심어줬다. 좌우의 전조등은 수직으로 떨어지는 주간주행등(DRL)은 날렵함을 강조해 보는 이에게 새롭고 가벼운 느낌이 들게 했다.

캐딜락 CT4 스포츠 측면. /김호연 기자

유선형으로 이어지는 루프라인은 전후의 큼지막하고 투박한 디자인 요소 사이에서 스포츠 세단에 어울리는 날렵함과 부드러움을 담당한다. 18인치 10-스포크 알로이 휠과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은 CT4의 역동성을 한층 강조하는 포인트다.

후면은 전면부와 동일한 형태의 후미등으로 디자인에 통일성을 부여했다. 여기에 듀얼 머플러팁으로 차량의 강력한 성능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인테리어는 단조로우면서도 고리타분하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 중앙의 캐딜락 엠블럼에 시선이 쏠리도록 포인트를 줬다. 계기반이 아날로그 방식이었지만 중앙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바로 위의 헤드업디스플레이 등을 활용해 편안하게 차량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캐딜락 CT4 스포츠 후면. /김호연 기자

센터페시아의 8인치 디스플레이는 옥의 티다. 터치감은 우수했지만 10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크기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래 센터콘솔의 물리버튼은 국내 소비자의 직관성에 잘 맞도록 배치돼 있었고, 아래엔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가 있다.

2열 승차감은 의외로 편안했다. 차량의 비율 상 뒷좌석의 공간이 넉넉하지 못할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보기 좋기 빗나갔다. 키 178㎝ 성인 남성의 무릎과 1열 등받이 사이엔 주먹 하나가 여유롭게 통과할 정도였다. 다만 1열에 비해 좌우 폭이 콤팩트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곳곳의 가죽마감은 준수한 수준이었다. 시트는 단단한 느낌이 들지 않아 편안하게 시승할 수 있었다.

캐딜락 CT4 스포츠 운전석 내부. /김호연 기자

트렁크 적재 용량은 303ℓ로 제한적이지만 동급 차량 대비 아쉽지 않은 크기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어댑티브 리모트 스타트 등의 기능도 갖추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도로 위를 주행하자 매끄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감속은 신차에서 종종 느껴지는 울컥거림 없이 부드럽게 이뤄졌다. CT4는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해 댐핑력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과 최고 수준의 제동력을 자랑하는 브렘보 브레이크를 탑재했다.

주행모드를 바꾸자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지 않았음에도 빼어난 토크를 발휘했다. 배기음이 상당한 수준으로 커지면서 질주하는 야생마처럼 바람을 갈랐다. 노면이 그대로 느껴지는 승차감을 느꼈지만 풍절음 등 소음과 진동은 최소화해 거슬림 없이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캐딜락 CT4 스포츠 2열 내부. /김호연 기자

다만 고속 주행 중 스티어링 휠을 단단하게 붙잡고 있었음에도 차선을 유지한 채로 조향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CT4의 국내 가격은 4935만원으로, 옵션 사양을 비슷하게 맞춘 동급 국산 차량 가격도 49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이다. 럭셔리 감성을 추구하는 스포츠세단임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빼어나다 할 수 있다. 공인 연비는 10.6㎞/ℓ로 준수하지만 정속주행을 하자 14.5㎞/ℓ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평상시 연비는 10.8㎞/ℓ로 공인연비보다 조금 높게 나왔다.

국내에 2.0 가솔린 터보 모델만 출시됐다는 점이 아쉬울 수도 있겠으나, 캐딜락 측은 합리적인 가격대 등을 맞추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한다. 미국 시장엔 2.7 가솔린 터보 모델(CT4-V)이 판매 중이며, 올해 CT4-V 블랙윙도 출시할 예정이다. 상위 차량이 국내에 출시될지는 미지수지만 CT4 스포츠의 성적에 따라 출시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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