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노멀시대 회귀?”…총체적 경제 난국, 극복 의지도 능력도 없는 정부

[한국스포츠경제 송남석] 온 나라가 최순실 사태로 그로기 상태다.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다. 신문과 방송은 경쟁적으로 ‘단독’과 ‘속보’를 쏟아낸다. 지난주에는 150만이라는 사상 초유의 탄핵 물결이 청와대를 향했다. 외신들은 즐기듯 상황 중계에만 열심이다.

그 사이 경제는 컨트롤타워를 잃어버린 채 엉망이 되고 있다. 소비와 투자는 물론 수출까지 적신호 뿐이다. 화학, 철강, 조선, 건설, 해운 등 5대 산업의 구조조정은 멈춰 섰고 노동개혁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고, 기업들은 국내외적 불확실성 확산에 신규채용을 줄이고 있다.

다음 달에는 대기업 총수들의 국정조사가 예고되면서 내년도 사업계획 자체가 소극적이다. 삼성이 정기인사를 미루고 계열사별 조직개편도 해를 넘길 공산이 커졌다. 2008년 삼성특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나머지 대기업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은 3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하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민간연구원은 내년 경제전망치를 2% 초반으로 낮췄다. 한국 경제가 사상 처음 3년 연속 2% 성장에 머문다는 것이다. 정부는 다음 달,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한다지만 현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기 어렵다.

내수시장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두 달을 넘긴 철도파업으로 화물열차 운행률은 40%로 곤두박질쳤다. 건설현장에서는 시멘트 부족을 호소하고 있고, 조류인플루엔자(AI) 창궐 조짐도 예사롭지 않다. 3부기 가계 부채는 1300조원을 넘었다. 10월 실업률은 10년 내 최고 수준이다.

게다가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통상여건 변화는 한국 경제의 숨통을 더 강하게 조르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 치명적이다. 최대 교역국 중국의 견제는 한국산 문화 콘텐츠와 식품 및 화장품 수출에 급브레이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마디로 한국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지만 처방은 고사하고 진단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태다.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자도,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도 없다.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숨죽인 채 버티기에 들어갔고, 총리와 총리 내정자, 경제부총리와 경제부총리 내정자는 서로 모호한 경계선상을 오갈 뿐이다. 이대로 두면 연말까지 40여개 공공기관장이 공석이 될 판이다.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매년 예산 집행을 상반기에 집행했던 예년과 비교하면 딴 세상이다.

현재를 ‘뉴 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라고 한다. 극도의 불확실성 세계가 펼쳐진다는 의미로 ‘뉴 노멀(new-normal)’의 최신 버전이다. 그만큼 빠른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역설한 경제 용어다.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 일수록 대통령을 비롯한 의사결정라인의 신속한 대처가 국가 경제의 명운을 가른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시계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 ‘노멀(normal)’ 시대로 회귀한 듯하다.

송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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