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선수들. /KOVO 제공
IBK기업은행 선수들. /KOVO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2021-2022시즌 V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여자부 감독들은 제7구단 페퍼저축은행(AI 페퍼스)의 창단으로 정규리그 경기 수가 팀당 30경기에서 36경기로 늘어난 것을 두고 "체력과 부상이 변수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이영택(45) KGC 인삼공사 감독은 "1주일 2~3경기를 치러야 해서 체력이 변수가 될 것 같다. 가용인원이 1명이라도 더 있는 게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내다봤다. 차상현(48) GS칼텍스 감독도 "정규리그가 열리는 기간은 비슷한데 경기 수는 많아져서 체력적인 부담이 클 것 같다"며 "어느 시즌보다 웜업존 선수들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시즌 전 예상대로 여자부 모든 구단이 체력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년보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선수들이 녹초가 됐다. 지난 시즌까지 여자 선수들은 일정상 때로는 최대 일주일 넘게도 쉬었지만, 올 시즌엔 3~4일마다 경기를 치르고 있다. 광주를 연고로 하는 페퍼저축은행이 참가하면서 물리적인 이동 거리까지 늘어 피로도가 가중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달 초 이동거리를 줄이고자 아예 10일간 김천에 내려가지 않고 수도권 호텔과 경기 화성 동탄의 도로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차상현 감독은 "지난 시즌까진 경기 사이에 4~5일, 때론 일주일간 공백기가 있었다. 일주일 쉰다고 하면 일단 하루는 푹 쉬고, 3일간 상대 팀에 맞춤 연습을 할 수 있다. 올 시즌은 거의 3~4일마다 경기가 있다. 굉장히 빡빡한 일정이다"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프로 선수니까 배구를 하는 건 당연하다. 다만 정말 '눈만 뜨면 배구를 하는' 상황이다. 여러 가지로 너무 힘들다. 일정 조절이 필요하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요소도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건설 양효진(33)도 4일 KGC인삼공사전 후 "일정이 타이트하다. 원정 중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광주가 껴 있는 점도 부담이다”라며 “이제 겨우 3라운드를 치렀는데 아직 3라운드가 남았다고 생각하니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선수들. /KOVO 제공
한국도로공사 선수들. /KOVO 제공

여자부 팀들은 21일 IBK기업은행-KGC인삼공사(여자부)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갔다. 지칠 대로 지친 선수들은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기는 중이다.

여자부는 28일 흥국생명-현대건설(여자부) 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 레이스에 돌입한다. 7개 팀 모두 1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남은 12경기에 따라 봄 배구의 향방이 결정된다.

후반기 최대 변수 역시 체력이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백업 선수 활용이 중요해졌다. 상위권 팀들은 최대한 빨리 순위를 확정하고,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할 계획을 세웠다. 김종민(48) 도로공사 감독은 "현대건설이 너무 막강하다 보니 정규리그 우승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2위를 확정해 여유가 생기면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해줄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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