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대받던 KT‧농심, 뒷심 부족과 코로나19로 아쉬운 마무리
리빌딩 샌드박스‧한화생명, 최하위권에도 소기의 성과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2022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첫 대장정인 스프링 스플릿이 막을 내렸다. 역대급으로 뜨거웠던 겨울 스토브리그를 지나 진행된 올해 스프링 시즌은 새로운 기록과 스토리들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LCK 10개 팀은 스프링 시즌을 치르며 환희와 기쁨은 물론 좌절과 아쉬움도 짙게 남았다. 이번 e스포비즈는 10개 팀의 스프링 시즌을 돌아보고 조금은 개인적이고 주관이 섞인 결산을 3주에 걸쳐 진행해 본다. [편집자]

KT 롤스터 선수단 / 사진=LCK
KT 롤스터 선수단 / 사진=LCK

◆KT 롤스터, 뒷심 부족 아쉬웠다…농심 레드포스, 야속한 코로나19

7위를 차지한 KT 롤스터와 8위를 차지한 농심 레드포스는 이번 스프링 시즌이 가장 아쉬움이 큰 시즌일 것이다. 양 팀은 스토브리그에서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모든 라인을 재정비하며 야심 차게 스프링 시즌을 맞이했다. 하지만 순위에서도 볼 수 있듯 선수 로스터와 시즌 초 평가에 비해 아쉬움을 남겼다.

KT는 ‘라스칼’ 김광희, ‘커즈’ 문우찬, ‘아리아’ 이가을, ‘에이밍’ 김하람, ‘라이프’ 김정민을 영입하며 완전히 새로운 로스터를 구성했다. 로스터 대부분이 LCK에서 큰 활약을 해왔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진출은 가능한 팀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고질적인 들쑥날쑥한 경기력에 발목 잡혔다.

로스터 개편 영향으로 시즌 초 손발이 안 맞는 모습이 보였지만 라스칼이 특급 활약을 펼치며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중반으로 갈수록 점차 팀이 안정화되며 고점 경기력에서는 무패 행진을 달리던 T1을 위협할 정도였다. 

조금씩 경기력을 찾아가던 KT는 플레이오프권인 5, 6위를 놓고 광동 프릭스, 프레딧 브리온과 경쟁했으며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80%로 가장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젠지 e스포츠에게 2:1로 패한 게 뼈아팠다. 반면 광동과 프레딧은 각각 마지막 경기에서 담원 기와와 리브 샌드박스를 2:0으로 꺾으며 KT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무산시켰다.

농심 레드포스 선수단 / 사진=LCK
농심 레드포스 선수단 / 사진=LCK

농심도 스토브리그에서 폭풍의 핵으로 부상하며 ‘칸나’ 김창동, ‘드레드’ 이진혁, ‘비디디’ 곽보성, ‘고스트’ 장용준, ‘에포트’ 이상호를 영입했다. 새로운 로스터임에도 시즌 초 좋은 경기력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리그를 덮친 코로나19로 온전한 시즌을 치르지 못하며 성적도 곤두박질 쳤다. 

칸나, 비디디, 고스트 등 주전선수를 비롯해 배지훈 감독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여기에 주전선수 확진으로 2군에서 콜업 받아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한 ‘피터’ 정윤수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며 상당수 경기를 2군을 주축으로 운영해야 했다. 

주전선수들이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컨디션을 되찾지 못했고 밴픽과 조직력에서까지 문제를 보였다. 이 상황에서 연거푸 최상위권 팀을 만나 무기력하게 패배하며 8위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샌드박스 선수단 / 사진=LCK
샌드박스 선수단 / 사진=LCK

◆샌드박스, 낭만과 숙제 공존…한화생명, 리빌딩 희망 보였다

올해 리빌딩을 선언하며 팀 재편과 유망주 육성에 집중했던 리브 샌드박스와 한화생명 e스포츠는 각각 9위와 10위를 기록하며 최하위권에 위치했다. 순위상 분명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지만 유망주들의 경험치 획득 측면에서 본다면 희망을 봤다고 할 수 있다.

샌드박스는 지난해 2군 리그 LCK 챌린저스(LCK CL)에서 우승한 ‘엔비’ 이명준과 ‘카엘’ 김진홍에 T1에서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은 ‘클로저’ 이주현 등을 영입했다. 기존 정글러 ‘크로코’ 김동범까지 5명의 라인업 대부분이 2년차 이하 유망주 선수들이다.

샌드박스는 개막전에서 ‘데프트’ 김혁규, ‘베릴’ 조건희가 버틴 DRX를 상대로 2:0으로 승리하며 반전을 보여줬다. 시즌 중에도 팀의 아이덴티인 ‘낭만’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나전을 선호하는 공격적인 스타일과 유망주들의 패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유망주들의 한계를 노출했으며 좁은 챔피언 폭과 운영의 미숙함으로 연패에 빠졌다. 

한화생명 선수단 / 사진=LCK
한화생명 선수단 / 사진=LCK

한화생명은 스토브리그에서 팀 기둥이던 ‘쵸비’ 정지훈과 ‘데프트’ 김혁규를 잡지 못하고 대형 FA 영입도 없었다. 이를 두고 팬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결국 한화생명은 로스터 구성을 대부분 유망주와 신인급 선수로 구성하며 팀 체질 개선에 나섰다.

기존 멤버인 ‘뷔스타’ 오효성, ‘두두’ 이동주에 젠지 2군 미드 ‘카리스’ 김홍조와 중국 LPL에서 원딜러로 활약한 '삼디' 이재훈을 영입했다. 여기에 샌드박스의 베테랑 정글러 ‘온플릭’ 김장겸이 합류했다.

한화생명도 개막전에서 공격적인 영입에 성공한 농심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특히 1, 2세트 모두 초반 뒤지거나 불리한 상황에서 역전을 만들어 냈기에 매우 뜻깊은 경기였다. 하지만 한화생명도 신인들의 경험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좋은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리빌딩을 선언한 양 팀의 이번 시즌 성적은 분명 아쉬움이 짙게 남는 결과이다. 양 팀 유망주들은 허무하게 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표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 값진 경험치를 얻으며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확실한 포텐셜을 증명했다. 이후 이어질 서머 시즌에선 운영적인 단점과 챔피언 폭 등 단점만 보완한다면 스프링보다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갈 수 있는 팀들이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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