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실업과 아마추어 가리지 않는 '상생' 중요
연령 제한 없는 대회 더욱 다양해질 필요
차연희 감독 "퀸컵에 이어 WK리그에도 관심 이어지길"
여성들도 남성 못지않게 축구와 풋살에 뜨거운 열정을 보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여성들도 남성 못지않게 축구와 풋살에 뜨거운 열정을 보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천안=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축구와 풋살은 더 이상 남성들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여성들도 남성들 못지않게 뜨거운 열정을 보이고 있다. 여자축구에도 분명 기회가 오고 있다. 실업과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각자도생이 아닌 상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부터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K리그 여자풋살대회 퀸컵(K-WIN CUP)'은 2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특정 연령대가 아닌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선수들이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대회에 나선 최연소 선수는 2003년생이었고, 최고령 선수는 1977년생이었다. 나이와 직업에 구애 받지 않고, 풋살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었던 대회였다.

K리그 퀸컵에 출전한 선수들 중 최고령인 유미월(45·성남FC) 씨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2일 본지와 만난 그는 “올해 열린 풋살 대회들은 거의 대부분이 연령 제한이 있었다. 아마추어 여성들 중에는 저 같은 40대뿐만 아니라 50대 분들도 대회 참가를 희망한다. 열정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며 “그러나 연령 제한에 걸려서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 퀸컵에선 연령 제한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 앞으로도 연령 제한이 없는 대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아마추어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발판을 마련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아마추어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발판을 마련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여자 아마추어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2010년부터 K리그 퀸컵을 주최, 주관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첫 대회 이후 11년 만에 개편을 시도했다. 기존 대학생들만 참여할 수 있었던 축구 대회(11 대 11)에서 성인 여성 풋살 대회(5 대 5)로 변경했다. 아울러 K리그 구단과 통합마케팅을 연계해 지속가능성을 높이고자 노력했다.

대회 현장에서 만난 연맹 관계자는 “K리그 구단들과 연계하는 첫 대회인 만큼 선수 모집 부담이 적은 풋살 종목을 선택했다. 구단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한다. 11 대 11 대회를 열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전해 들었다”며 “연맹은 아마추어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발판을 마련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프로팀들이 이 부분들을 잘 활용해서 연고 지역 내의 아마추어 축구, 풋살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실행을 이어가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여자축구 유럽파 1호’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차연희(36) 감독도 대회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차 감독은 강원FC 여자풋살팀 ‘오렌지레이디’의 사령탑 자격으로 이번 K리그 퀸컵에 나섰다. 한국 여자축구 역사에서 차 감독을 빼놓을 순 없다. 2009년 독일 프로축구 SC O7 바트 노이에나르에 입단해 1년 2개월 동안 유럽 무대에서 활약했다. 한국 여자축구 선수로는 최초였다. 게다가 A매치 63경기에 나서 13골을 기록할 정도로 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2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K리그 여자풋살대회 퀸컵(K-WIN CUP)’에 나선 차연희 강원FC 여자풋살팀 '오렌지레이디' 감독의 모습. /강원FC 제공
2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K리그 여자풋살대회 퀸컵(K-WIN CUP)’에 나선 차연희 강원FC 여자풋살팀 '오렌지레이디' 감독의 모습. /강원FC 제공

차 감독은 “선수 생활을 할 때도 퀸컵에 대해 알고 있었다. 새롭게 개편된 퀸컵에선 선수들의 연령대가 다양해 보였다. 다들 실력도 탄탄하고, 현역 선수들 못지않게 잘하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며 “단발성에 그치지 말고 앞으로 점점 더 활성화되면 하는 바람이다. 유소년, 청소년들과 연계되는 대회들도 더 많이 개최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 감독은 지난해 7월부터 강원 구단의 유소년 아카데미 감독으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오랜 기간 국내 여자축구계에 몸을 담고 있는 만큼 여자축구의 저변 확대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차 감독은 “퀸컵과 같은 연맹의 축구 프로그램들이 성황리에 마무리 되는 건 좋다. 그러나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동시에 WK리그로 관심이 이어져야 한다. 막상 WK리그 현장을 가보면 퀸컵 같은 축제 분위기가 아니다. WK리그 선수들도 열심히 땀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누비지만 관중이 없어서 분위기가 처진다. WK리그 흥행을 위해서는 퀸컵과 같은 화제성 있는 아마추어 대회나 SBS ‘골 때리는 그녀들’과 같은 프로그램과 잘 연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자축구의 저변 확대와 발전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차 감독은 “한국 여자축구도 해외처럼 남자 프로구단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향들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볼거리가 풍성해지기 위해서는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연맹에서 힘을 합쳐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WK리그, 아마추어 가리지 않고 선수와 관계자들 모두가 함께 다양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퀸컵과 같은 대회들이 WK리그 구단들과 연계해 이벤트 매치를 열거나, 구단 측에서 아마추어 선수들을 상대로 축구 클리닉을 진행한다든지 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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