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환 기자]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5·호주)가 최근 이슬람 마카체프(32·러시아)의 경기에서 패했지만 여전히 파운드 포 파운드(Pound for Pound)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리며 그 위엄을 굳건히 하고 있다. P4P는 모든 파이터들의 체급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누가 가장 뛰어난 파이터인지 가리는 랭킹이다.

P4P 1위이자 페더급(65.8㎏)  챔피언 볼카노프스키는 지난 12일 호주 퍼스 RAC 아레나에서 열린 UFC 284 메인 이벤트에서 P4P 2위이자 UFC 라이트급(-70㎏)  챔피언 마카체프(32·러시아)에게 판정패했다. 

UFC 역사상 최초의 P4P 1위와 2위의 대결이자 경량급 최고의 빅매치로 관심을 모은 라이트급 타이틀전 승자는 마카체프였다. 마카체프는 경기 후 자신이 최고의 파이터, 즉 P4P 1위라고 주장했지만 UFC 공식 랭킹에는 여전히 볼카노프스키가 P4P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경기가 라이트급에서 치러진 점이 마카체프의 랭킹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카체프가 볼카노프스키를 꺾은 만큼 P4P 랭킹에도 변화가 있을 거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마카체프의 주전장이 라이트급인 반면 볼카토프스키의 전장은 페더급인 점, 두 선수가 각자의 체급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의 요인이 작용해 랭킹 변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볼카노프스키는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 "시합을 다시 봤는데 확실히 2, 3, 5라운드 제가 이긴 것 같다. 경기 후 저의 손이 들리지 않아 아쉽긴 했지만, 경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재대결을 하자"라고 했다. 

또 자신이 여전히 P4P 1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P4P 얘기를 하는 거다. 우리가 같은 체급이었다고 생각해 봐라. 무시하는 발언이 아니라 동일한 체급이었다면 제가 쉽게 이겼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볼카노프스키는 한 체급 위의 챔피언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타격이나 완력에서는 마카체프를 압도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세간의 의심을 잠재우는 환상적인 경기력을 자랑했다. 

정찬성을 비롯한 일부 UFC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패배한 볼카노프스키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정찬성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중요하지 않은 결과다. 대단하고, 위대했고, 그저 존경스럽다"라며 볼카노프스키를 응원했다. 전 UFC 웰터급 선수 네이트 디아즈는 "축하해 볼카노프스키, 이슬람은 맞았어"라고 했다. 패더급 랭킹 4위 아놀드 앨런은 "볼카노프스키가 이겼다. 경기를 두 번 봤는데 볼카노프스키가 더 잘했다고 본다. 아주 근소한 차이로 2, 3, 5라운드를 볼카노프스키가 가져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UFC 해설위원 다니엘 코미어는 "정말 나쁜 점수표다. 볼카노프스키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잘 싸웠다. 그는 어느 누구 못지 않게 뛰어난 선수다"라고 평했다. 

마카체프의 코치 하비에르 멘데즈도 볼카노프스키가 패배한 것은 맞지만, 대단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볼카노프스키는 알렉산더 더 크레이트(The Great)라는 링네임에 부응하는 선수였다. 그는 굉장히 신사적이고 멋진 사람이다"며 "볼카노프스키와 경기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시합이었다"라고 말했다. 

볼카노프스키는 마카체프와 경기에서 비록 패배했지만 P4P 1위 기세와 위엄은 더욱 커진 분위기다. 특히, 항상 올바른 언행으로 UFC 대표 신사로 꼽히기에 더 빛난다. 

김정환 기자 kjh9501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