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반기 당기순익 '나홀로 1조원대' 
증권·보험사 M&A 추진만 5년째 
우리금융은 27일 실적발표를 통해 2023년 상반기에 1조 53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에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1조원대에 머무르며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한스경제 DB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말 그대로 규모의 경제에서 밀려 살아남지 못했다. 

우리금융그룹이 올 상반기 4대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1조원대에 머무르며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KB금융을 비롯해, 신한금융, 하나금융 모두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져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림금융은 주요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사가 없다. 이에 우리금융은 꾸준히 M&A를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올 상반기에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7%가 감소한 1조 5386억원을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1조원대 당기순이익이며, 감소폭 역시 가장 컸다.  이에 지난해 상반기 3위였던 실적 순위가 4위로 내려앉았다. 

주요 금융지주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현황을 살펴보면, KB금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2%가 증가한 2조 9967억원으로 '리딩 금융' 타이틀을 사수했다. 이어 신한금융이 2조 6262억원(지난해 대비 2.1%↓)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에 우리금융에 밀렸던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16.6%가 증가한 2조 209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이 4대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1조원대에 머문 이유는 비교적 단순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 지주사 재출범 이후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출범 첫해 우리자산신탁·우리자산운용·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으며 2020년에는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부실채권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F&I를 출범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하지만 비교적 몸집이 크고 주력사인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사와 보험사의 인수는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이에 손태승 전 회장 시절부터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임종룡 현 회장도 취임 당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의미 있는 성과물이 없는 상황이다. 

2023년 상반기 KB·신한·하나금융, 증권·보험사 당기순이익 현황. /한스경제 DB
2023년 상반기 KB·신한·하나금융, 증권·보험사 당기순이익 현황. /한스경제 DB

현재 M&A 시장에는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SK증권 △MG손해보험 △ KDB생명 △ABL생명 △동양생명 △롯데손해보험 등이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은행과의 시너지를  수 있는 매력적인 매물을 바로 찾기 어렵다는 게 우리금융의 설명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 부문 부사장(CFO)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비은행 M&A는 서두르지 않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최근 경제상황에 따라 일부 증권사가 사실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적정한 매물은 없는 상태다"며 "서두르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량 매물 물색과 동시에 다각적 증권업 진출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M&A 우선순위는 증권사이며, 그다음에 필요하면 적정한 우량 보험사가 나온다면 보험사 M&A도 검토할 생각이다"며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곳을 목표로 할 것이며, 시너지가 직접적으로 크지 않는 매물에 대해서는 가급적 제외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KB금융을 비롯해 신한금융, 하나금융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증권과 보험 부문을 강화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현대증권(현 KB증권),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을 인수하는 등, 경쟁력 있는 비은행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합병 및 완전 자회사화 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현 신한라이프)을 인수한 이후 아시아신탁(현 신한자산신탁)과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 카디프손해보험(현 신한EZ손해보험) 등을 차례로 품었다. 

하나금융 역시 지난 2020년에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하나손해보험으로 전환했고, 최근에는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포트폴리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앙재혁 하나금융지주 그룹전략총괄(CSO) 상무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약점 보완, 강점 극대화를 통한 그룹 가치 제고를 위해 비금융, 비은행 부분에 대해 M&A 투자, 신사업을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3사가 올해 상반기에 증권·보험사로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KB금융이 9905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신한금융이 5523억원 그리고 하나금융이 29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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