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메달리스트들의 파란만장한 인생사
전청조와 진흙탕 싸움 중인 남현희
유연성은 불구속 입건
김동성은 건설 노동으로 생계 유지
박종민 스포츠부 팀장
박종민 스포츠부 팀장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송나라 때 학자 정이는 인생의 3가지 불행으로 ‘소년등과(이른 나이 과거 급제)’, ‘중년상처(젊어서 아내 잃기)’, ‘말년빈곤(늙어서 무일푼)’을 꼽았다. 소년등과를 경계하라는 건 이른 나이 출세가 이후 나태, 자만 등으로 이어져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인데, 한때 정상에 올랐다가 추락한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들이 대체로 여기에 해당한다.

아이돌 그룹이나 아역 배우로 이른 나이에 데뷔하는 연예인들, 운동 능력이 절정인 이른 나이에 데뷔하는 스포츠 선수들 중에는 일찍 성공을 맛보는 경우가 있다. 요즘 금메달리스트 출신 스포츠 스타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 때면 이른 나이 성공의 위험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아시안게임 펜싱 금메달리스트 남현희(42)는 재혼하려던 상대 전청조(27) 씨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남현희는 속았다면서 지난달 31일 경찰에 전청조 씨를 사기와 사기미수,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주거침입, 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동시에 자신에게 전청조 씨와 공범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김민석(31) 서울 강서구의원도 무고,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진행했다. 경찰은 전청조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채널A와 인터뷰에서 “운동선수로만 살다 보니 무지한 게 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한 남현희를 두고도 사기 공모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유연성(37)은 지난 7월 미국에서 한국인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1일 인천 연수경찰서로부터 불구속 입건됐다. 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김동성(43)은 앞서 전처 양육비 미지급 등 사생활 논란으로 이미지가 추락해 현재 건설 노동과 배달 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빙신 김동성’이란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김동성은 “목표가 있어서 꿈을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갔는데 성공하고 나서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할 때 정말 좌절했다. 쉽게 말해서 죽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금메달리스트들의 비애는 더 있다.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재엽(59)은 은퇴 후 사업가로 변신했으나 사업 실패와 사기 등으로 거액을 잃고 이혼 등이 겹치면서 노숙 생활까지 한 적이 있다.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38)은 후배 폭행과 상해 혐의로 2016년 벌금형을 선고받으며 사실상 역도계에서 퇴출당했다. 무지와 자만, 자기관리 실패 등으로 그간 쌓아온 명성이 추락한 스타들의 사례는 많다.

결국 금메달의 두 얼굴이다. 1등이란 화려한 결과물에 도취해 살아가는 사람은 언젠가 큰 추락을 맛보게 될 수 있지만, 겸손한 자세로 초심을 잃지 않고 내면과 외면을 채우며 달려가는 사람은 기존 명예와 부를 지킨 채 존경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다. 잘나간다고 우쭐해할 필요도 없고, 지금의 사정이 좋지 못하다고 위축될 필요도 없다. 부단히 배우고 노력하며 겸손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스포츠와 인생은 그렇게 닮아 있다.

박종민 스포츠부 팀장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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