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韓·美 '눈폭탄', 英 '홍수', 북유럽 '한파' 
이상기후 시작 불과..."올 여름, 기록적 폭염 찾아올 것"
8일(현지시간) 미국 14개주에 겨울폭풍(블리저드) 주의보가 내려졌다. /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14개주에 겨울폭풍(블리저드) 주의보가 내려졌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지구촌이 극한 기후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쪽에서는 폭설과, 다른 한쪽에서는 폭우와 싸우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완전히 미쳤다(Gobsmackingly bananas)"고 표현했을 정도다. 더구나 엘니뇨 현상이 심화되면서 올해도 이상 기후가 이어질 전망이다. 

◆ 연초부터 이상기후...미국은 눈폭탄, 유럽은 홍수·한파까지

세계 곳곳은 극한 날씨를 겪고 있다. 미국과 한국은 눈폭탄을 맞은 반면 영국과 프랑스 등 서유럽에서는 홍수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웃인 북유럽은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CNN과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매사추세츠까지 40개 이상의 지역에 눈보라를 비롯해 돌발 홍수 경보까지 내려졌다. 

앞서 7일 미국 기상청은 미국 북동부부터 북부 지역까지 겨울 폭풍(블리저드) 주의보를 내렸다. 이날 뉴욕 및 메사추세츠, 펜실베니아 일부 지역에서는 30cm가 넘는 폭설이 쏟아졌다. 

한국도 9일 수도권 및 강원 영서지방을 중심으로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신적설이 5cm 이상이 예상될 경우 발효된다. 그밖에 대전·세종·충남과 충북 일부, 전북내륙과 경북내륙 일부, 강원내륙·산지에는 대설예비특보가 발표됐다.  

영국은 6일(현지시각) 기준 전국에 홍수 경보가 내려졌다. 일부 지역에서 앞서 내린 눈이 비에 녹으면서 물이 하천에 대량으로 유입되기도 했다. 프랑스는 새해 첫날부터 폭우로 북부 파드칼레와 노르 등 지역 주민 200여명이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당시 1만가구가의 전기가 끊겼다. 

독일은 크리스마스 이브 내린 홍수로 피해가 심각했던 독일에는 지난 3일 또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독일 북서부의 니더작센주 일부 지역은 폭우로 인해 제방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반면 북유럽은 극한 한파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핀란드 북부 에논테키오의 최저기온은 한때 영햐 43.1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스웨덴 역시 연초인 3일 최저기온 43.6도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북유럽 지역의 수천가구는 정전 사고를 겪었고, 도로 곳곳이 마비되면서 차 수 백대가 꼼짝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 "엘니뇨-라니뇨 극한 현상, 60년보다 강화돼...그중 30%는 지구온난화 탓"

이런 현상은 지구온난화에 엘니뇨 현상에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과학자들은 올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을 예고하면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2023년 기온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이미 '지난해는 역사상 가장 더운 해'라고 확신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 1.4도가량 높았다. 올해 지구온도 추정치는 1.3~1.6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영리단체 [C]Worthy 과학자들은 추정치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것이 '엘니뇨 남방진동(ENSO)'이라고 설명했다. 엘니뇨 남방진동은 열대 동태평양에서의 바람과 해수면 온도의 불규칙적인 주기적 변동을 말한다. 온도에 따라 라니냐, 중립, 엘니뇨 등으로 칭한다. 그중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지난해 나타나기 시작한 엘니뇨 현상이 올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봤다. 통상 엘니뇨는 첫 해보다 두 번째 해에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구온난화로 엘니뇨 현상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지난해 7월 대서양이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일반적으로 엘니뇨로 인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엘니뇨와 라니냐 사이의 극한 현상은 1960년 이후인 6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약 30% 강화됐다. 그중 지구온난화가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엘니뇨 현상은 길어도 올해 여름에 사라질 전망이다. 여전히 기온은 상승하고 있지만 현상 추이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서비스 코페르니쿠스(Copernicus)는 "현재 진행 중인 엘니뇨는 향후 2개월 안에 정점에 달한 후 서서히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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