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SK, 7개 계열사 통합 전시관 구축...탄소감축 솔루션 선보여
삼성, 지속가능성 에코시스템 실현 위한 AI 기술 공개
LG, ESG존서 환경 위한 노력 강조...텀블러 세척기 높은 관심
두산, 무탄소 에너지 솔루션 발표에 재활용 로봇 시연도
'CES 2024' SK그룹관에서 전시 주제 영상을 상영하는 구형 LED 'Wonder Globe' / SK그룹
'CES 2024' SK그룹관에서 전시 주제 영상을 상영하는 구형 LED 'Wonder Globe' / SK그룹

[한스경제=조나리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가 12일(현지시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는 역대급 규모는 물론 참가 기업 모두가 AI(인공지능)를 접목한 첨단 기술을 뽐내는 자리였다. 하지만 올해 CES에서 주목할 기술은 AI뿐만 아니다. 현장에선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기업의 고민을 담은 미래 기술도 엿볼 수 있었다.

SK그룹은 ‘CES 2024’에서 7개 계열사와 함께 56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 탄소감축과 AI 기술을 공개했다. SK는 “기후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와 관련해 SK가 에너지, AI, 환경 관점의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관은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전기차 배터리 △도심항공교통(UAM) △첨단소재 △수소생태계 △소형모듈원자로(SMR)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 각 관계사의 탄소감축 기술과 사업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SK는 통합전시관 중앙에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인 스피어(Sphere)를 연상케 하는 지름 6m의 대형 구체를 설치했다. SK는 수소연료전지 젠드라이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기차를 통해 15m 미디어 터널에서 SK가 구축하는 수소 생태계를 영상으로 보여줬다. 또한 SK의 친환경 전기차 기술을 소개하는 ‘댄싱카’와 전기차 배터리, 초고속 충전기, 배터리 리사이클링 주기 등을 소개했다.

탄소 배출 없이 전기 사용으로 운행 가능한 도심항공교통(UAM)을 체험할 수 있는 ‘매직 카페트(Magic Carpet)’도 관람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관람객들은 기체에 장착된 카메라, 레이더를 통해 비행 중 실시간으로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UAM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는 2025년 한국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UAM을 형상화한 것이다.

‘레인보우 튜브(Rainbow Tube)’ 구역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재활용되는 모습도 보여줬다. SK는 폐플라스틱 리사이클에 필요한 3대 핵심기술인 ‘해중합’, ‘열분해’, ‘고순도 PP 추출’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플라스틱 리사이클 생태계를 완성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가열해 만든 열분해유는 연료로 사용되거나, 후처리 기술을 통해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 새로운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CES 2024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지속가능성 존을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CES 2024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지속가능성 존을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참가업체 중 가장 넓은 3934㎡(약 1192평) 규모로 전시관을 마련하고,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스마트싱스(SmartThings) 에코시스템을 부각하는 AI 기반 신제품과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2022년 발표한 신(新)환경경영전략의 목표와 달성 의지를 나타낼 수 있도록 전시장 입구에 지속가능성 존을 설치했다. 또한 전시 공간도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하고 ‘IFA 2023’ 전시장에서 사용했던 재활용 플라스틱 벽면도 재사용했다. 또한 △갤럭시 북4 △Neo QLED 8K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가 소재 단계에서 생산, 운송, 사용, 재활용 단계에서 어떻게 환경의 영향을 줄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공간도 마련한다.

‘AI 절약 모드’를 통해 고객이 직접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싱스 에너지’도 선보였다. 전기요금이 비싸거나 탄소집약도가 높은 시간대를 피해 로봇청소기를 충전하도록 설정하는 기능도 올 상반기 내 도입된다.

미래형 친환경 주거형태인 ‘넷 제로 홈(Net Zero Home)’을 위한 협업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테슬라의 에너지 저장 장치, 태양광 인버터, 전기차 등과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연동해 새로운 배터리 사용 경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 2분기부터 미국의 테슬라 사용자들은 스마트싱스를 활용해 테슬라의 태양광 패널로 생산된 에너지량과 전력 사용량, 잔여 에너지량, 차량 배터리 충전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악천후 예보 시 테슬라 앱 내 ‘스톰 워치(Storm Watch)’ 알림을 삼성 TV로 보내주고, 정전시 스마트싱스 ‘AI 절약 모드’가 작동해 가전의 전력 소비를 자동으로 줄여준다.

CES 2024에서 처음 공개한 텀블러 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모델이 사용하고 있다. / LG전자
CES 2024에서 처음 공개한 텀블러 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모델이 사용하고 있다. / LG전자

LG전자는 CES에서 가전을 넘어 지구와 사람을 위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를 위해 전시장에 ESG존인 ‘Better Life for All존’을 운영하고 환경을 위한 LG전자의 노력을 전달했다. 특히 CES에서 처음 공개한 텀블러 세척기 LG 마이컵(mycup)이 큰 관심을 모았다. 마이컵은 카페, 사무실 등 공공장소에서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기 위한 텀블러 세척기다. 공식 출시는 올 상반기다.

국제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일회용컵을 다회용컵으로 바꾸면 한국에서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연간 25만t 넘게 저감할 수 있다. 이는 다 자란 나무 1130만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고, 내연기관차 9200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에 해당한다.

마이컵은 스마트폰에 ‘마이컵’ 앱을 설치해 이용할 수 있다. 마이컵이 설치된 매장 등을 방문한 고객은 세척기에 텀블러를 뒤집어 넣은 후, 앱에서 원하는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LG전자는 텀블러 대중화를 위해 마이컵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제품 개발에 반영키 위해 카페, 사무실, 대학교 등에서 마이컵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턴 스타벅스 일부 매장(경동1960, 숙명여대정문, 고대안암병원, 광화문교보문고, 창원대로DT)에서 제품을 사용 중이다.

㈜두산 지주부문 CSO(최고전략부문) 김도원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두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두산의 비즈니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두산그룹
㈜두산 지주부문 CSO(최고전략부문) 김도원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두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두산의 비즈니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두산그룹

두산그룹도 이번 CES에서 ‘Our Planet, Our Future’라는 주제로 780㎡ 규모의 전시장을 운영했다. 또한 지난 9일(현지시간)엔 전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무탄소 토털 에너지 솔루션’을 공개했다.

전세계 전력의 23%를 생산하는 가스발전소 연료를 수소로 전환 시 탄소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수소혼소, 수소전소터빈용 연소기를 개발 중인 두산에너빌리티는 2027년까지 세계 최초 400MW급 초대형 수소전소터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은 수소연료전지 원천기술과 생산 공장을 보유한 미국 자회사 하이엑시엄(HyAxiom)의 양성자 교환막(Proton Exchange Membrane, PEM) 수전해 시스템도 공개했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로,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한다.

재활용 작업을 돕는 협동로봇도 공개했다. 두산로보틱스가 공개한 협동로봇은 스스로 학습·예측·판단하며 작업을 수행한다. 대표적으로 재활용품 분류 솔루션 ‘오스카 더 소터(Oscar the Sorter)’는 종이컵, 플라스틱 용기, 캔을 스스로 분류하는 모습을 보여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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