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스테이지엑스, 밀봉입찰서 4301억원 써내 제4통신사 선정
업계 “낙찰가 과도해...기지국 구축 시 2000억원 추가”
28GHz, 이통3사 수익성 문제로 포기한 대역
“글로벌 시장 리드할 기회”...메기 효과 기대감도
스테이지엑스가 5세대(5G) 28㎓ 주파수 경매의 최종 승자가 됐다. / 이미지투데이 
스테이지엑스가 5세대(5G) 28㎓ 주파수 경매의 최종 승자가 됐다. / 이미지투데이 

[한스경제=조나리 기자] 22년 만에 등장한 제4통신사와 관련, 기대보단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치열한 경쟁 탓에 낙찰가가 최대 예상치의 두배를 웃도는데다 경매 주파수인 28GHz(기가헤르츠)는 과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도전했다가 수익성 문제로 포기했던 대역이기 때문이다. 다만 28GHz 사업화가 성공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할 수 있는 만큼 ‘메기 효과(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이 전체 시장의 활성화를 끌어내는 현상)’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스테이지엑스가 4000억원이 넘는 경매 금액을 써내 제4이동통신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한 알뜰폰 업체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해 설립한 신규 법인이다.

스테이지엑스는 경매 입찰 당시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GHz 기반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를 수립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제4통신사업자 선정을 위해 4301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써냈다.

스테이지엑스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구현을 위해 이통3사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로밍으로 전국 단위 5G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혁신적 요금제를 설계·보급하고, 28GHz 지원 단말기 보급을 위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을 계획이다.

하지만 당찬 포부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최종 결정된 주파수 대금이 과하다는 지적이다. 스테이지엑스가 써낸 4301억원은 당초 업계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애초 정부는 초기 가격으로 740억원대를 추정했다. 여기에 최대 두배까지 오른다 해도 1500억원대다. 낙찰 금액이 2000억원을 육박할 때도 ‘승자의 저주’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월 25일 오전 28㎓ 대역 주파수 할당을 신청한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5G 28㎓ 대역 주파수 경매 참가를 위해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에 들어서며 발언하고 있다. / 연합
지난 1월 25일 오전 28㎓ 대역 주파수 할당을 신청한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5G 28㎓ 대역 주파수 경매 참가를 위해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에 들어서며 발언하고 있다. / 연합

스테이지엑스는 이에 대해 28GHz 주파수 독점 사용 획득에 의미를 뒀다는 입장이다. 향후 창출 가능한 부가가치를 고려하면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제4통신사 등장을 고대해온 쪽에서도 낙찰 금액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방효창 경실련 정보통신위원장은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야 할 비용이 주파수 낙찰에 너무 많이 투입된 것 같다”면서 “초기엔 적자를 감안하더라도 4~5년 내에는 가입자 확보 등 유의미한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그만큼의 숫자(가입자)가 확보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오래전부터 제4통신사 진입을 위해 도전해온 분들이라 그만큼 자신감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 막 탄생한 제4통신사의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위 정부의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올해 총 낙찰가의 10%인 430억원을 납입해야 한다. 또한 3년 안에 28㎓ 기지국 6000대도 구축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2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스테이지엑스의 시장 조기 안착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신규 이통사업자에 최대 4000억원 규모의 금융과 세액공제를 약속했다. 지난해 요금제도 개편 방침을 밝힐 때는 “제4통신사에 기존 이통3사의 망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주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통3사가 28GHz 주파수 대역을 포기한 이유는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돈이 안 되는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특히 자체 망이 없다는 건 (사업 추진에 있어) 장애가 될 수 있다. 네트워크 구축만해도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규사업자에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무엇보다 28GHz가 당연히 속도는 빠르지만, 그만한 속도를 요하는 서비스가 현재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그 같은 콘텐츠·서비스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효창 위원장은 “28GHz 주파수 대역을 이미 사용하는 국가들도 많이 있다”면서 “물론 현 시점에서 킬링 콘텐츠(서비스)가 없는 것은 맞지만 한국은 이미 콘텐츠 강국이다. 국내에서 28GHz에 대응하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충분히 글로벌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스테이지엑스는 공항 등 다중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에 28GHz 리얼 5G 서비스를 구현, 통신 강국 이미지 강화에 기여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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