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수요 개선 예상되는 내년 대비해 해외 공장 건설은 '예정대로'
한국 수출을 이끌어왔던 이차전지 수출이 급감했지만 전기차 수요가 본격적으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2025년에는 수출액도 다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한국 수출을 이끌어왔던 이차전지 수출이 급감했지만 전기차 수요가 본격적으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2025년에는 수출액도 다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그동안 한국 수출을 이끌어왔던 이차전지 수출이 급감했다. 산업부의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이차전지 1월 수출액은 5억9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차전지 월 수출액이 5억달러 대를 기록한 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2020년 6월 5억8200만달러를 기록한 뒤 최저치다. 이차전지의 작년 월 최대 수출액은 12월 9억4700만달러, 최저 수출액은 10월 6억8300만달러다. 2022년 월 최대 수출액은 12월 9억5700만달러, 최저 수출액은 2월 6억9200만달러였다.

업계에서는 이차전지의 수출 감소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국‧유럽 현지 공장에서의 생산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수요 감소는 올해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2021년 117.1%에서 올해 23.9%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작년부터 전기차 생산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GM은 혼다와 공동 개발 중인 보급형 소형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전면 취소했고, 미국 미시간주에 건설하기로 한 전기차 전용공장의 가동시점도 2025년으로 1년 연기했다. 포드는 배터리 공장 건설 등 120억달러(약 16조원) 규모의 전기차 투자를 연기했다. 폭스바겐은 독일 볼프스부르크 차세대 전기차 공장 설립 계획을 백지화한 데 이어 핵심 전기차 생산기지인 츠비카우 공장의 임시 인력을 감축하는 등 생산 축소에 나서고 있다.

미국‧유럽 현지 공장에서의 생산도 1월 이차전지 수출액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K배터리 3사는 미국, 유럽 현지에 생산 공장을 짓고 업체들과 협업을 강화해 나가며 본격적인 생산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세워 2022년 말부터 45GWh 규모의 미국 오하이오 1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몇년 전부터 현지에서 협업 형태의 공장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많았고, 실제 배터리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며 현재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곳이 늘고 있다”며 “수요가 둔화되는 시기와 해외 공장 생산이 겹쳐 유독 1월 수출액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공장이 해외에서 운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지금은 이차전지 수출액이 줄었지만 2025년에는 전기차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국내 생산과 수출액이 늘고 해외 생산액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배터리 기업들은 향후에도 미국과 유럽에 공장 설립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기차 수요가 본격적으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2025년 이후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GM 합작법인(JV) 2기와 현대차 인도네시아 JV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등 본격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내년 이후 계획된 GM JV 3기, 스텔란티스 JV, 혼다 JV 등의 프로젝트들도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북미지역에서의 전기차 성장은 타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높아 올해 전기 차 보급률은 10% 중반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90% 이상의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실리콘 음극재 적용 등 소재 개발을 지속하고 열안전성을 강화하는 등 제품 차별화를 지속 추진함으로써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도 해외 신규 공장 설립을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특히 2025년 이후에 본격적인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신규 공장 가동에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미국에서 스텔란티스와 총 생산능력 67GWh 규모의 2개의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짓고 있는 1공장은 33GWh의 규모로 2025년 1분기 가동이 예상된다. 2공장은 34GWh 규모로 2027년 초 가동될 계획이다. 34GWh 규모의 GM과의 합작법인 공장을 통해서는 각형,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으로 2026년 공장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최근 진행한 컨콜에서 “올해는 고부가 P5, P6 확판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을 제고하고 신규 플랫폼 수주, 미국 신규 거점 가동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며 “2025년 이후에 본격적인 수요 성장을 대비해 시장의 니즈에 대응 가능한 저가 제품도 적극 수주해 지속적인 성장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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