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AI 열풍 고성능 메모리 주문량 급증…HBM 시장, 연평균 성장률 45% 예상
SK하이닉스, HBM 필수 기술 ‘TSV 생산능력’ 올해 2배 확대해 AI시대 대비
삼성전자, 올해 HBM의 시설 투자를 2.5배 이상 확대
SK 하이닉스가 생산 중인 현존 최고 용량(24G) HBM3 / SK 하이닉스
SK 하이닉스가 생산 중인 현존 최고 용량(24G) HBM3 / SK 하이닉스

[한스경제=김정연 기자] 챗GPT 등장 이후 인공지능(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면서 AI 반도체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HBM 주도권을 쥐기 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에 따르면 올해 HBM 평균 판매단가는 기존 DDR D램과 비교해 500% 수준의 프리미엄이 더해져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욜그룹은 HBM 공급량이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4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HBM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HBM 주문량이 급증했으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급량을 급격히 늘리기 어려운 HBM 특성상 가격 프리미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고객사 기반도 인텔, AMD 등의 가세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욜그룹은 “인텔과 AMD 같은 CPU 전문 기업들도 HBM을 차세대 CPU 제품의 캐시 메모리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초고성능 D램이다. 정보가 오가는 길을 말하는 대역폭을 넓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통해 많은 정보처리를 처리할 수 있어 AI용 메모리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9%에서 올해 18%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HBM 설비 투자 확대에 나서며 수요에 대응, 수익 고도화에 집중한다.

HBM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대규모 설비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북미 사업을 담당하는 한진만 미주사업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올해 HBM의 시설 투자를 2.5배 이상 늘리려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HBM 신제품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5세대 제품인 HBM3E를 올 상반기 양산할 예정이다. HBM4도 2025년 샘플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HBM을 최초로 개발해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HBM 관련 장비에 자본 지출을 할당하는 등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 SK하이닉스는 “수요 가시성 확보 하에 실리콘관통전극(TSV)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투자에 대해서는 “중장기 시장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TSV는 D램에 수천 개의 미세 구멍을 뚫어 위아래로 적층한 메모리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HBM을 만들기 위해서는 TSV 공정이 필수적이다.

김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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