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병원들, 진료 기능 유지 위한 특단 조처
중환자 중심으로 빠른 퇴원·수술 연기도
의사 파업 관련 이미지. /연합뉴스 제공
의사 파업 관련 이미지.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양미정 기자] 정부의 의대생 2000명 증원 발표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사직 물결이 빅5 병원에서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집단사직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가시화되자 각 병원들은 비상 진료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있지만 수많은 의료진의 공백을 메우기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9일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삼성서울, 서울아산, 서울성모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해 20일 오전 6시 이후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병원에 따라 중도에 전원 복귀한 사례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사직이 '대세'를 이루는 만큼 이를 대처하기 위한 병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대한의사협회와 대전협의 단합으로 전국 1만 3000여명 전공의들의 공백이 체감되는 상황. 보건복지부는 비상진료대책상황실을 운영,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해 전국 400여곳의 응급의료기관에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빅5 병원은 내부적으로 환자 진료를 위한 스케줄을 조정할 뿐, 정부를 통해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대한 지침을 전달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온전히 남은 직원들이 환자들을 상대하다 보니 내부에서도 갈등이 커지는 양상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아직 복지부를 통해 24시간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대한 지침을 전달은 바 없다"며 "병원 내부에서 남은 직원들끼리 선별적으로 진료·수술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다. 환자를 우선으로 차질 없도록 노력 중"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직원 A씨는 "환자들에게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수술·진료 일정 조정을 불가피하게 안내하는 과정에서 불만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파업으로 인해 타 직군의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 하루빨리 정부 지침이 내려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 병원은 현재 중증 환자 진료를 중심으로 진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특단의 조처를 내리고 있다. 파업의 여파로 의료인력이 점차 빠져나가는 것에 대비해 의료 인력을 중환자실 중심으로 배정, 비응급 환자를 서둘러 퇴원시키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B씨는 "불가피한 연기로 인해 환자들에게 안내하다가 심한 꾸중을 듣는 경우가 많다"며 "다급한 환자들의 마음을 알기에 사정을 간곡히 설명드리고 있지만 한시가 급한 환자들의 수술을 막연히 뒤로 미루는 것, 아직 완치되지 않은 환자의 퇴원을 서두르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크다"고 호소했다.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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