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JP모건·SSGA·핌코 등 탈퇴 선언 후폭풍
CA100+ 측 자사 접근 방식 문제 없어 
회원사에는 "주요 시장의 규칙·규정 준수할 수 있는 방식"
기업들의 기후행동 100+ 탈퇴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후행동 100+ 측이 회원사들 달래기에 나섰다.
기업들의 기후행동 100+ 탈퇴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후행동 100+ 측이 회원사들 달래기에 나섰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최근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기후대응 투자자 그룹인 '기후행동 100+(Climate Action 100+, CA 100+)'를 연이어 탙퇴하면서 기후위기 대응의 동력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기후행동 100+ 측은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탈퇴 행렬에 불안감에 떨고 있는 회원사 달래기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A100+를 조정하는 5개 투자자 네트워크 중 하나인 책임투자원칙(PRI)은 그룹 회원들에게 자사의 접근 방식은 미국의 반트러스트법(독점금지법) 및 증권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골자의 이메일 서한을 보냈다. 

앞서 JP모건과 SSGA(State Street Global Advisor), 핌코 등은 기후행동 100+에서 탈퇴했다. 블랙록은 탈퇴 대신 참여도를 낮춘다고 밝혔다. 탈퇴 이유에 대해 블랙록과 SSGA는 독립성의 중요도를 강조했고, JP모건은 자체적 스튜어드십(stewardship) 능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핌코는 기후행동 100+ 참여가 자사의 지속가능성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후행동 100+는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의 보다 효과적인 참여를 독려해 저탄소 경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6월부터는 더욱 적극적인 전략인 2단계(Phase 2)가 시행된다. 

기업들은 2단계 전략에 대해 정보 공개 수준을 넘어서는 개입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핌코는 탈퇴 이유 중 하나로 2단계 시행을 꼽았을 정도다.

다만 회원사들은 일부 미국 공화당 정치인과 공모해 잠재적으로 관련 법을 위반했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반트러스트법은 19세기 기업합동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제정됐다. 특정 기업이 연합체를 구성하는 것을 막기 위해 탄생된 법안이지만 기업들의 담합으로 독점적 지위를 행사하는 행위에도 적용된다.

블랙록은 이점을 우려했다. 블랙록 대변인은 당시 공식성명에서 "자사가 판단하기에 미국에서 법적 조치 대상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SSGA 측도 법적 리스크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후행동 100+ 측이 처음 가입했을 당시와 달리 적극적이고 긴밀하게 참여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긴밀한 동참이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석유공룡으로 불리는 엑손모빌을 비롯해 화석연료 관련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간접배출)까지 포함해 가치사슬 전반에서 탄소 배출 감축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화석연료를 생산하는 기업이기에 수익은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PRI 측은 이번 사태를 "소수 회원의 이탈"이라고 평가하면서 남은 회원들에게 "확고한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앳킨(David Atkin) PRI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투자자들이 미국의 반트러스트법과 증권법을 포함한 주요 시장의 규칙과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니셔티브를 설계하고 촉진했다"고 자부했다.

이어 "어떤 이니셔티브도 서명자가 특정 방식으로 투표하도록 요구하지는 않는다"며 "심지어 동료 투자자가 제시하거나 표시한 투표나 결의안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협력 관계는 항상 투자자가 주도하고 자발적이라는 부분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앳킨 CEO는 "기후변화 등의 문제에 대해 협력을 기반으로 관계를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자산 관리자 고객의 이익으로 전환하는 등 관련 리스크를 더욱 세심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노력으로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참여 방법을 가릴 수 있게 됐다"며 "투자자의 비용은 줄이면서 목표 달성의 가능성은 높이는 동시에 수탁자로서 투자자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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