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력강화위, 2차 회의 후 '임시 감독' 선임으로 방향 틀어
21일과 26일, 태국과의 2연전을 앞둔 상황에서 정식 감독 선임에는 시간이 촉박하다고 판단
임시 감독 후보로 '동남아시아 통'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대표팀과 코치로 김남일 전 성남 FC 감독 하마평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 /KFA 제공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 /KFA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공석 중인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 정식 감독이 아닌 한시적으로 이끌 임시 감독 선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력강화위)는 지난 24일 2차 회의를 열고 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내용 등을 논의했다. 축구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다음 달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 2연전을 위해 임시 사령탑을 선임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당초 전력강화위는 곧바로 정식 감독을 선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2차 회의를 거쳐 임시 감독 선임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장 태국과 2연전을 앞둔 상황에서 정식 감독 선임에 시간이 촉박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주 중으로 예정된 3차 회의 이후 임시 감독 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태국전을 잘 치르는 것이 급선무다. 태국은 FIFA 랭킹 101위로 22위 한국보다 객관적으로 약체다. 하지만 악명 높은 동남아시아 원정은 변수가 많다. 3월 26일에 있을 원정 경기에서 의외의 결과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태국은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16강에 올렸다. 감독을 신중하게 선임해야 하는 이유다.

어려운 상황 속 태국전 맞춤 지도자로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유력한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다. 박 전 감독은 2017년 10월부터 2023년 1월까지 5년 3개월 동안 베트남 23세 이하(U-23), 성인 대표팀을 이끌었다. 재임 기간 베트남을 동남아시아의 맹주 반열에 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태국과 꾸준히 경쟁했다. 한국의 어떤 지도자보다 동남아시아 경험이 많다.

박 전 감독은 재임 기간 태국과 총 7번 만났다. 해당 기간 태국을 상대로 1승 4무 2패를 기록했다. 상대 전적에서는 다소 열세를 보였지만, 박 전 감독이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을 맡아 이끈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전력강화위는 1차 회의 후 차기 감독의 조건 중 하나로 MZ세대와 소통을 강조했다. 박 전 감독은 5년 3개월의 국외 생활로 한국 선수들과 교류가 적었다. 하지만 박 전 감독은 베트남 지휘봉을 잡고 ‘파파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선수의 발을 직접 마사지 하고, 부상 선수를 위해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내주고 자신은 이코노미 클래스에 탔다. 박 전 감독의 리더십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전 감독 관계자는 “박항서 감독은 대표팀 정식 사령탑에는 일절 관심이 없다”며 “실력 있는 후배에게 지휘봉을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3월 A매치에 한해서라면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싶은 의향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박 전 감독을 보좌할 코치로는 김남일 전 성남FC 감독이 하마평에 올랐다. 김 전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이끈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2018년에는 신태용 전 감독을 보좌해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도 참여, 가교 구실을 충실히 해냈다. 단기간 내 팀 분위기를 확실하게 휘어잡을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이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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