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K리그 현직 감독 선임, 무리라고 판단"
"황선홍 감독은 3명의 후보 중 1순위... 다른 국가에서도 동시에 두 대표팀 역임한 사례 있어"
한국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선임된 황선홍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선임된 황선홍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위기에 빠진 축구 대표팀을 구원할 소방수로 황선홍(56)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정해성(66)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축구 회관에서 새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3차 회의 내용을 전했다.

정 위원장은 “다음 달 예정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두 경기를 맡을 한국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며 “아울러 1월에 있을 월드컵 2차 예선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적어도 5월 초까지는 정식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오늘 회의까지 총 세 차례 전력강화위 회의가 있었다. 대표팀 재정비가 절실한 시점이니 이번 3월 두 경기부터 정식 감독에게 팀을 맡기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 이쪽에 무게를 두었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들은 A매치 두 경기를 위해 K리그 현직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선임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또한 주어진 시간을 생각할 때 외국인 지도자는 맞지 않다”며 “그렇기에 KFA 소속이거나 또는 경험은 많지만 현재 팀을 맡지 않고 있는 지도자가 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황 감독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전력강화위는 황 감독을 우선 1순위로 두었다. 정 위원장은 “1순위가 황 감독이었다. 이에 2차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저는 협회와 소통을 했다. 25일 낮 황 감독에게 임시 감독직을 제안했다”며 “황 감독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어제 임시 감독을 수락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선임 과정을 전했다.

또한 “오늘 3차 회의에서는 위원들에게 1순위 후보자의 수락 여부를 전하고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 운영 계획과 관련해 공유하고 의견을 들었으며, 이와 더불어 다음 회의부터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기 정식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자는 내용으로 회의를 마무리했다”고 했다.

전력강화위가 황 감독을 선임한 배경은 무엇일까. 정 위원장은 “다른 나라 협회에서도 필요한 경우 A팀 감독이 23세 이하(U-23) 팀을 동시에 역임하는 사례들이 있었다. 전력강화위가 황 감독을 1순위로 뽑은 것은 황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을 맡는 협회 소속 지도자이고,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최근 성과도 보여줬으며 국제대회 경험과 아시아 축구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함께 위원들은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황 감독이 A대표팀 임시 감독을 해도 무리가 없는지 다각도로 검토했다. 만약 본인이 일시적으로 2개 팀을 맡을 의향이 있고, 2개 팀을 운영하는 나름의 구상이 있다면 최우선으로 검토해야 할 후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황 감독과 협의한 3월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의 운영 계획도 함께 전했다. 그는 “황 감독은 3월 18일 소집부터 26일 태국 원정까지 A대표팀을 맡게 된다”며 “현재 우리 대표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우리 대표팀은 어떤 축구를 지향해야 하는지, 한국 대표팀에는 어떤 스타일의 지도자가 필요한 것인지 전력강화위가 한 번 더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기간 올림픽 대표팀은 중동에서 열리는 친선대회에 출전한다. 정 위원장은 “해당 기간 올림픽 대표팀은 황 감독을 제외한 기존 코칭스태프가 팀을 맡게 될 예정이다. 황 감독이 임시 지휘봉을 잡은 A대표팀은 별도의 코치진들로 팀을 꾸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황 감독은 태국과의 2연전을 마친 후 올림픽 팀에 매진하게 되며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 예선을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위원장은 전력강화위가 조만간 대표팀 정식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이제는 시간을 갖고 정식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기 때문에 위원들과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대표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우리 대표팀은 어떤 축구를 지향해야 하는지, 한국 대표팀에는 어떤 스타일의 지도자가 필요한 것인지 전력강화위가 한 번 더 확인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정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KFA는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기술 철학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연구에 착수, 거의 최종 결과물이 나온 상황이다. 위원들과 해당 기술 철학 연구의 결과물도 공유해 감독 선임 논의에 반영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협회에서 정립 작업 중인 기술 철학은 FIFA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제2차 전력강화위 회의에서도 감독 파트에 대해 위원들과 공유한 바 있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전력강화위는 이런 논의를 통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내다보면서 우리 대표팀의 경기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국민들에게 다시 믿음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대표팀 정식 감독을 선임하도록 하겠다. 지난 세 차례 회의처럼 향후에도 깊이 있는 회의를 이어가면서 어떤 선입견을 품거나 외압을 받지 않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축구 대표팀이 잘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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