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월 A매치, 임시 감독 체제 치르는 쪽으로 가닥
6월 A매치부터 정식 감독 선임 전망
외국인 사령탑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 높아지는 상황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연합뉴스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60)의 후임 감독을 물색 중인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가 3월 A매치를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적인 여론으로 인해 방향이 바뀐 분위기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2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차 회의를 열고 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내용 등을 논의했다. 축구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다음 달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 2경기를 위해 임시 사령탑을 선임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앞서 21일 첫 회의 땐 곧바로 정식 감독을 선임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2차 회의를 마친 뒤 방향을 틀었다. 위원들은 제대로 된 인물을 선임하려면 3월 A매치까지는 시간이 촉박하다고 판단했고 3월 A매치는 임시 감독 체제로 굳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다음 주 중 3차 회의를 열 계획이다. 3차 회의를 통해 임시 감독 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는 일단 임시 감독 체제로 3월 급한 불을 끄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비슷한 전례들이 있다. 2011년 12월 조광래(70) 감독을 해임한 대한축구협회는 당시 전북 현대를 지휘하던 최강희(65) 감독에게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한 경기를 맡겼다. 2014년엔 브라질 월드컵 이후 홍명보(55) 감독이 사퇴하자 신태용(54) 감독대행 체제로 평가전 2경기를 치른 바 있다.

홍명보 울산 HD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홍명보 울산 HD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번 임시 감독 체제는 5월까지 이어진다. 이후 6월 A매치부터 제대로 팀을 이끌 수 있는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쪽으로 정했다. 임시 감독 체제를 결정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후에 이어질 정식 감독 선임이다. 선임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제대로 된 선임 절차 안에서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는 21일 진행된 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정식 감독을 뽑는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1차 회의에서 거론된 차기 감독의 자질과 요건은 ▲전술적 역량 ▲선수단 육성 ▲명분 ▲경력 ▲소통 능력 ▲리더십 ▲코칭스태프 꾸릴 능력 ▲성적 등 크게 8가지로 정리됐다.

당시에는 3월 A매치를 정식 감독 체제로 치르려고 했던 만큼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촉박한 시간 탓에 외국인 감독보다는 ‘한국인 정식 감독 체제’가 힘을 받았다. 국내 사정과 선수들 면면 파악이 용이한 한국인 감독을 후보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학범(64)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김기동(52) FC서울 감독, 황선홍(56) 올림픽대표팀 감독,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 등이 거론됐다.

대한축구협회 규정상 전력강화위원회 등을 통해 대표팀 감독으로 지목될 경우 구단은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협조해야 한다. 전력강화위 브리핑 자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K리그 감독 선임의 현실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해성(66) 전력강화위원장은 “K리그 구단에서 일하고 있는 감독으로 결론이 난다면 해당 구단에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티브 브루스 감독. /연합뉴스
스티브 브루스 감독.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는 다음 달 1일 1라운드를 시작으로 2024시즌 일정에 돌입한다. 만약 6월 A매치를 앞두고 K리그 현직 감독이 대표팀의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된다면 해당 K리그 팀은 시즌 초반에 사령탑을 잃게 된다. K리그 팬들은 분노했다. 울산 서포터즈는 22일 “협회는 더 이상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자신들의 잘못을 회피하는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무거운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지고 본 사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소리쳤다.

대한축구협회는 그간 대표팀 감독 선임, 해임 과정을 불통으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최근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만큼 이제는 여론을 의식하면서 정식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외국인 감독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축구계에 따르면 거스 히딩크(78) 감독의 수제자로 알려진 필립 코쿠(54·이상 네덜란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을 맡았던 에르베 르나르(56·프랑스) 프랑스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K리그 서울, 튀르키예 다수의 클럽을 이끈 셰놀 귀네슈(72·튀르키예)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다수의 클럽을 맡았던 스티브 브루스(64·잉글랜드) 전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감독도 한국 대표팀과 연결되고 있다. 19일(이하 한국 시각) 영국 매체 미러는 브루스 감독의 측근을 인용해 “브루스 감독이 잠재적 (한국 대표팀) 감독 후보자로 논의되고 있다. 브루스 감독이 클린스만을 대신해 새롭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맡는 데 관심이 있다“고 보도했다.

강상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