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전 LA다저스 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1차전 경기. 8회초 1사 1,2루 때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전 LA다저스 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1차전 경기. 8회초 1사 1,2루 때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근현 기자]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통역사가 불법 도박을 하면서 오타니의 자금을 절도한 혐의로 구단에서 해고됐다.

20일(현지시간)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39)는 불법 도박을 위해 오타니의 돈 수백만 달러를 훔친 혐의로 오타니 측 변호인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앞서 이 매체는 오렌지카운티에 거주 중인 매튜 보이어라는 이름의 불법 스포츠 도박업자를 조사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오타니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절도'의 피해자로 드러났다.

매체로부터 이 사실을 전달받은 오타니 측은 진상조사에 나섰고, 그 결과 잇페이가 선수의 자금을 이용해 불법 도박에 손을 댄 사실이 드러났다.

법무법인 웨스트 할리우드의 버크 브렛틀러는 성명을 통해 "조사 과정에서 오타니가 대량 절도의 피해자임을 발견했다"면서 "우리는 이 사건을 사법 당국에 넘겼다"는 입장을 밝혔다.

ESPN은 소식통을 인용해 잇페이가 2021년부터 야구가 아닌 국제 축구 경기 등의 스포츠 도박을 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보이어가 사업 활성화를 위해 사람들에게 오타니 역시 연관되어 있다고 말했으나, 보이어 측 변호사는 "보이어가 오타니를 직접 만나거나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잇페이는 지난 19일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타니에게 지난해 도박 빚을 갚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 빚은 최소 450만 달러(약 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전에 영국 온라인 스포츠 베팅 회사 '드래프트킹즈'를 통해 베팅한 적이 있고, 보이어를 통한 베팅 역시 합법적인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타니는 이 일을 좋아하지 않았고, 내가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도록 돕겠다고 했다"며 "나를 위해 빚을 갚아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잇페이는 "오타니는 도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나는 이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며 "이 일로 인해 뼈저리게 교훈을 얻었다. 다시는 스포츠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음날 잇페이는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보이어에게도 돈을 이체하지 않았다"고 말을 번복했다.

한편 다저스 구단은 대변인을 통해 잇페이를 오타니 통역 자리에서 해고했다고 밝혔다.

잇페이는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미국 선수들의 영어 통역사로 일하며 오타니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2017년 말 오타니가 LA 에인절스와 계약했을 당시 잇페이는 그의 개인 통역사가 됐고, 이후 다저스까지 따라갔다.

잇페이는 오타니가 미국 프로야구(MLB)에서 선수로 생활하는 내내 함께했다. 야구장으로 이동할 때 운전을 해주고, 아플 때 돌봐주는 등 친밀한 사이였다.

그는 오타니가 최근 MLB 서울시리즈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오타니 부부와 함께 시간을 보냈고, 전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도 모습을 드러냈었다.

김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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