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장기 변액보험의 수익률에 잇따라 빨간 불이 켜지면서 소비자 불신도 증폭되고 있다. 이와 반해 보험업계는 신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변액보험의 파이를 늘려가는 중이다. 보험사들이 보증비용을 덜어낸 변액보험 상품을 내놓는 추세로 볼때 변액보험의 특징을 꼼꼼히 따진다면 저금리 시대에 매력적인 상품으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변액보험의 특성을 꼼꼼히 따져 들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의원(국민의당)이 금융감독원에게 제출 받은 '각 보험회사별 변액연금 해지환급금 추정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변액보험 25개 상품 중 22개가 9년이 지나도 중도해지 환급금이 원금에 미치지 못했다.

변액보험이란 소비자가 낸 보험료에서 운용비(사업비)를 제한 금액을 유가증권 등에 투자해 투자 수익이 나면 실적을 보험금에 얹어주는 상품이다.

가장 보수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은행 적금보다 수익률이 낮았다. 금융소비자가 9년 동안 매월 20만원씩 납입하는 상품에 가입했을 때 은행 적금에 가입하면 이자수익 186만원(금리 2.2%, 세후 기준)을 받을 수 있다. 위험성을 감수하고 저축은행 적금에 가입하면 254만원(금리 3.0%, 세후 기준)을 챙기게 된다. 반면 같은 조건으로 변액보험에 들면 도리어 62만7,494원을 손해 봤다.

25개 표본의 변액연금 9년차(109회차) 해지환급금 추정을 살펴보면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은 '미래에셋생명 온라인 변액연금보험 무배당1704 최저보증형', '삼성생명 빅보너스 변액연금보험1.0(무배당)', '미래에셋생명 글로벌자산관리 변액연금보험 무배당 1704 스텝업보증형' 3개 상품뿐이었다. 전체의 80%를 웃도는 나머지 22개 상품은 해지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었다.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투자하는 운용 비용을 사업비 명목으로 떼면서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채 의원은 “변액보험 중도 해지 시 보험사는 그때까지 지출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공제한 잔액만 환급해주는데 정작 가입자는 ‘최장 10년간 최대 17%까지 사업비를 공제한 금액만 적립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장기간 가입하면 원금 보장되고 고수익 연금을 받는다는 정도로만 인식하고 가입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장기 변액보험의 지난 수익률은 낮았지만, 경제 흐름상 변액보험의 인기도 반등의 조짐이 보인다.

보험사들은 IFRS17에 맞춰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 쪽으로 체질을 변경하고 있다. 2021년 도입 예정인 국제 회계기준 IFRS17과 금융당국의 신RBC제도 ‘킥스(K-ICS)’에서 안정적 평가를 얻기 위해서다. 저축성보험은 수입보험료의 일부만 수익으로 인정되지만, 보장성보험은 대부분을 수익으로 쳐준다.

보험업계가 보증비용이 없는 변액보험을 속속 출시하면서 가입 건수가 늘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8,427억원으로 전년동기 4,776억원 대비 1.7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토막 연금’ 등 변액보험 공포가 지난 10년간의 경기경색과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반토막 연금’ 등은 부작용 중에서도 극단적인 사례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변액보험의 실패사례인 반토막 연금은 ‘연금 예상액’이 줄었다는 뜻이지 원금 자체를 손해 봤다는 의미가 아니다. 연금을 설계할 때는 원금과 수익률을 더한 뒤 보험사의 사업비를 빼고 월 단위 수령액을 책정하게 된다. 고금리 시대 원금에 붙을 수익금이 높게 책정되면서 월 예상 수령액이 높아졌지만, 최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과거 광고한 만큼의 수익성을 붙여주지 못하게 됐다.

당장 받는 월단위 연금이 가입 당시 설계 연금보다 적더라도, 몇 년간 기본연금액을 수령하면 원금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따라서 변액보험을 정확히 이해하고 가입한다면 저금리 시대에 효과적인 투자처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제언이다.

보험업계는 최근 변액보험을 전문적으로 상담하는 펀드 주치의 제도를 도입했다. ▲변액보험 전용 콜센터 설치 ▲펀드 전문 상담인력 배치 등으로 변액보험만 콕 집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납입 여력이 향후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인지, 중간에 해약할 가능성이 있는지, 원금보장을 받고 싶은지 수익률을 내기를 원하는 지에 따라 연금보험이나 융합보험 등 적합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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