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생명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발맞춰 변액보험 상품의 비중을 키우는 가운데 일찍 변액보험 포트폴리오를 쌓아온 생보사들의 전성기가 찾아오고 있다. 변액보험에 주력해온 생보사들은 중장기적인 포트폴리오와 IFRS17 대응 시기가 겹치면서 변액보험 비율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생명보험사들이 IFRS17에 맞춰 변액보험 비중을 높이는 가운데 변액보험 노하우를 쌓아온 보험사들의 독주가 예상된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1조5,8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급증했다.

생보사들이 IFRS17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변액보험 판매 비중을 높인 영향이 컸다. 생보업계는 IFRS17를 앞두고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을 줄이는 대신 변액보험을 확대하는 중이다. 변액보험이란 소비자가 낸 보험료에서 운용비(사업비)를 제한 금액을 유가증권 등에 투자해 투자 수익이 나면 실적을 보험금에 얹어주는 상품이다. 때문에 변액보험 보험금은 부채로 계산되지 않는다.

코스피가 상승 속 안정세를 유지한 덕도 톡톡히 봤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로 고공행진을 하면서 국내 주식형 변액보험 펀드의 수익률이 20%를 넘겼다. 최대 44%의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도 있다.

변액보험 판매 상위권을 선점한 보험사들은 일찍이 변액보험을 주요 자산으로 키워왔다.

수익성 개선으로 ‘환골탈태’라는 평을 얻은 미래에셋생명은 오는 3월 합병을 앞둔 PCA생명과 지난 3분기 합산 변액보험 신계약을 합하면 전체 1위에 오른다. 합병 뒤에는 자산규모면에서도 ‘빅3’(삼성·한화·교보) 생명 바로 뒤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4일 변액보험 중심으로 홈페이지를 개편하는 등 변액보험을 주요 상품으로 앞장세우고 있다. 강창규 미래에셋생명 CPC부문대표는 "저금리 시대 장기 안정적 노후자금 마련의 수단으로 변액보험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이 중심이 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편했다"고 말했다.

2위 다툼이 치열한 메트라이프생명과 KB생명은 각각 중장기적 포트폴리오와 ELS상품으로 소비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2003년부터 현재까지 변액보험을 운용한 노하우가 점유율을 이끌었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2003년 변액 유니버셜 상품을 국내에 도입하면서 현재까지 변액보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며 “IFRS17에 대응하기보다 변액보험으로 성장한 회사인 만큼 변액보험 노하우나 강점으로 접근한 것으로 중장기적인 목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금리 시대의 돌파구로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개발해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KB생명은 ELS 변액보험을 개발하며 변액보험 시장에서 빠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KB생명의 ELS 변액보험 판매채널이 방카슈랑스라는 점을 돌아보면 판매고가 이례적인 수준이다.

KB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 판매에 특별한 드라이브를 걸기 보다 새로운 개념인 ELS상품을 출시하면서 고객몰이를 한 것”이라며 “저금리라는 시기적 특성과 맞물렸고, 주식이나 펀드에 비해서는 안전하다는 장점도 부각됐다”고 답했다.

한편 변액보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고객 통지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경고문에 더해 수익률이 하락할 때마다 수시로 고객에게 통보하라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통보 시기와 방법 등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중장기적인 계획으로 운용되는 변액보험에 마이너스 수익률이 수시로 고지된다면 고객 불안감만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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